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다시 한 번 신한금융을 이끌게 됐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단독 후보로 추천된 한동우 회장의 연임을 12일 승인했다.
[신한사태] 후유증으로 뒤숭숭했던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다른 지주사에 비해 높은 수익을 창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만장일치] 지지를 얻어낸 것이다.
신한금융의 사령탑을 다시 한 번 맡게 된 한 회장의 어깨는 첫 취임 당시보다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의 장기화로 금융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을 타개하는 큰 숙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회장 선출 불공정 논란]으로 드러난 조직 내 잡음 추스르기, [내부통제] 강화 등 그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다.
◆ [신한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제시해야
신한지주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금융지주사중 유일하게 순익 1조원을 넘겼다.
[KB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 등 경쟁 지주사의 순익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일견 훌륭한 성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전년 실적과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작년에 비해 순익이 20% 이상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다.
M&A 성적도 좋지 못했다. 한 회장 재임기간 중 신한지주는 2개 저축은행을 인수하는데 그쳤다.
현재 광주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지만, 그 결과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금융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 제시는 한 회장의 최우선 과제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회장은 “신한금융이 금융권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고객은 창구에 온다는 생각, 지점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 상담의 목적은 상품판매라는 생각, 상품 제조와 판매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생각, 금융업종간의 규제장벽이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이 새로운 시대에는 다를 수 있다.
단일 업권의 시야에서 벗어나 전체 그룹의 관점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동업 금융지주회사보다 먼저 만들어야 한다”
- 한동우 회장, 이달 초 창립 12주년 기념사에서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금융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신한금융이 금융권의 경쟁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한동우 회장, 11일 회추위 면접 직후
한동우 회장은 신한사태 발생 직후인 지난 2011년 취임해 조직을 대체로 원만하게 이끌어왔다.
지난 5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신상훈 전 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성락 전 <신한아이타스> 사장과 라응찬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불렸던 위성호 전 부행장을 각각 <신한생명>, <신한카드> 사장에 앉혔다. 한 회장이 탕평인사에 신경썼다고 평가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신한사태의 앙금은 아직 말끔히 가라앉지 않았다.
[신한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을 자처하는 약 10명이 성명서를 통해 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동우 회장이 라응찬 전 회장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한사태의 주동자와 우호세력을 오히려 지주사와 계열사의 주요 포스트에 전진배치했다”
- [신한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성명서 중에서
이런 지적에 대해 한 회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2월 26일(신한사태 최종선고일)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당사자들과 주변사람들이 힘을 합쳐 헤쳐 나가야 한다. 어렵겠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됐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회장 선임 절차가 현직 회장에게 유리하게 진행된다며 후보 면접을 연기할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면접일인 11일 사퇴했다.
“국내 리딩뱅크인 신한금융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을 단 30분의 면접으로 결론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동우 후보는 회추위와 2~3년 넘게 관계를 이어왔지만, 저의 경우 5명의 회추위원 중 한명도 만난 적이 없다”
- 이동걸 전 부회장
하지만 이런 운영 방식이 [불공정] 논란으로 이어져 내부 불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지적이다.
◆ 내부통제 철저히 강화해야
내부통제 강화도 숙제다. 지난 10월 김기식(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이 제기한 정·재계 인물의 계좌 무단 열람 의혹은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특별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는 것 또한 한 회장에게 주어진 중요 임무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