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님, 면세점 계속 하실건가요?"
5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목소리가 청문회장을 가득 메웠다.
이에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제가 면세점의 특허 발급을 명령할 처지는 아니다"면서 "관세청이 결정해야하는데 여러 의혹이 있어 잘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확답을 피했다.
이날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치러진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이튿날 진행될 재벌총수 9인의 청문회의 '리허설'격이었다.
청문회에 참석하는 9개 기업 중 가장 많은 질의가 예상되는 기업은 단연 삼성, 롯데, SK 순으로 꼽힌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첫 청문회 참석인데다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이 집중 타깃이다.
롯데 신동빈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의 경우 핵심 쟁점에는 '면세점'이 자리하고 있다. 올 3월 정부의 신규면세점 추가 특허 선언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자리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 출연금을 로비창구 삼아 추가 사업자 선정을 이끌어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 두산·한화가 그 자리를 채웠다.
롯데는 70억원을 추가로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가 돌려받았고 SK는 80억 추가요청을 거부했다. K재단이 두 그룹에 추가 출연을 요구할 수 있던 배경에는 정부의 신규 면세점 추가 특허 발급이 있었다는 의혹이다.
롯데는 올 3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자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내수경제 상황 등만 논의됐을 뿐 서울시내 추가 면세점 특허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적극 부인하고 있다.
SK그룹 미르·K재단 출연을 통한 청와대 청탁, 박 대통령과 독대 때 면세점 추가 선정 요청이 있었는 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SK측은 "독대자리에서 면세점 청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재 관세청은 오는 17일은 면세점 추가 선정 디데이로 삼고 몸을 바짝 낮춘 채 특허 심사를 진행 중에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심사 일정을 공개하지는 못하고 있다. 면세점 특혜 의혹이 박 대통령의 뇌물죄 적용의 핵심 사안인 만큼 어느때보다 심한 압박을 느끼는 모습이다.
야당이 롯데·SK 등 면세점 사업자의 특혜 의혹이 가시기 전까지는 추가 선정은 없다고 벼르고 있어 청문회에서 '물증' 등을 제시할 때는 판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또 오는 9일로 예정된 대통령 탄핵 표결도 면세점 사업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공개된 재벌 총수 청문회의 좌석배치표는 위원장 바로 뒤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센터'를 맡았다. 이 부회장 왼쪽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착석하게 된다. 또 최태원 회장 오른쪽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앉는다.
뒷줄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김상조 한양대 교수, 박창균 중앙대 교수, 박원오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이 각각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