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경제정책발표자도 오리무중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되면서 사상 초유의 청와대와 검찰의 힘겨루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증거 공개 가능성을 들어 청와대 협박에 나섰고 김현웅 법무장관과 청와대 최재경 민정수석은 사의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정국이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치적 혼란은 고스란히 경제사령탑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충격파로 환율은 급등했고 우리 경제의 수출 부진, 가계부채 급증까지 겹치면서 한국경제를 향한 파고가 거세지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부총리로 내정했지만 20여일이 지나도록 여전히 내정자 신분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내정자 간의 어색한 동거는 현재 진행형이다. 



  • 청와대는 현재까지 국회에 임종룡 내정자에 관한 인사청문 요청서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임종룡 내정자의 능력에 대한 평가와는 별도로 '대통령의 인사 권한'을 문제삼아 국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새 경제부총리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준비와 업무보고도 중단됐다. 

    내달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이를 물러날 유일호 부총리가 할 지, 내정자 신분의 임종룡 후보자가 진행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국회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위한 여당내 움직임이 가빠지면서 빠르면 내달 초 야당과 여당 일부 의원들이 대통령 탄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한 등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야당 내에서도 현 경제상황의 엄중함을 들어 정국과 관계없이 경제부총리는 빠르게 결정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일찌감치 "국회에서 경제사령탑부터 세울지 검증해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이 검찰조사 과정에서 일부 사실로 드러난 데다가 청와대의 각종 의약품 반입 논란 등 연일 터져나오는 이슈로 '정경분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 관계자는 "정치에 경제가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면서 "한국 경제를 이끌 사령탑이 누구인지 알수없는 상황을 한시 바삐 끝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