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인근 야외 전술훈련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 무인차량 '그룬트'가 성능을 시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년 넘게 지연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데 이어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도 내달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장기간 표류했던 방위사업청 주요 사업들이 잇따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미래 전장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의 향배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은 현재 입찰 업체를 대상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며, 내달 중으로 기종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전투 현장에서 병력 대신 탄약·물자 수송, 감시·정찰, 부상자 후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플랫폼이다. 향후 유무인복합체계(MUM-T)의 기반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군은 물론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도 미래전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2016년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능형 다목적무인차량 군 시범운용'을 시작으로 추진된 이번 사업은 이후 군의 신속시범획득 사업을 거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 스멧과 현대로템의 HR-셰르파 간 경쟁 구도로 이어졌다.
사업의 중요성이 큰 만큼 양사는 신속시범획득 사업 입찰 당시 0원을 투찰하며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냈고, 최종적으로 가위바위보를 통해 사업자가 결정됐다.
결국 현대로템이 사업을 수주해 육군의 전투 적합성 판정을 받았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후 미국 해외비교시험(FCT)을 수행하며 자체 플랫폼의 성능을 인정받았다.
▲ 현대로템의 다목적무인차량 HR-셰르파와 다족보행로봇의 모습 ⓒ현대로템
양사의 경쟁은 신속시범획득 사업 이후 본사업 단계에서도 이어졌다.
현대로템은 제안서에 첨부된 자체 성능시험 수치를 기준으로 최대 성능을 평가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동일 조건에서 실물을 대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에어로는 방사청이 제시한 제안서 평가 기준에 따라 자료 기반 평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마지막 평가 절차가 지연됐고 결국 사업도 장기간 표류했다.
또한 현대로템은 최근 양사의 시제 차량 성능평가를 앞두고 한화에어로 장비 2대 중 1대가 전시회 참석을 목적으로 장기간 외부 반출된 점을 문제 삼으며 평가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평가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은 "성능확인용 시제 차량은 반출된 바 없으며, 논란이 된 장비는 성능확인용이 아닌 별도 장비로 사업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후 현대로템은 전력화 지연 우려 등을 고려해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현재 양사는 모두 성능평가를 마쳤으며 방사청은 가격 투찰 등을 포함한 종합평가를 거쳐 최종 기종을 결정할 예정이다.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군에 신속히 도입하기 위해 2020년 도입된 신속시범획득 사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만큼 기종 결정 이후 조속한 전력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다목적 무인차량은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향후 우리 군의 유무인복합체계 운용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이번 기종 결정이 향후 무인 지상체계 표준 플랫폼 경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