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방사청 방침 이후 갈등 본격화현대로템 평가 참여로 사업 정상화 기대감5월 기종결정 후 상반기 사업자 선정 목표
  • ▲ 현대로템의 4세대 HR-셰르파 조감도 ⓒ현대로템
    ▲ 현대로템의 4세대 HR-셰르파 조감도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육군 미래형 전투체계의 핵심인 ‘다목적 무인차량 구매 사업’ 성능확인평가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장기간 지연됐던 사업이 정상화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업체 간 이견으로 공전하던 사업이 재개되며 상반기 내 기종결정을 마치고 전력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최근 방위사업청에 다목적 무인차량 성능확인평가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 그동안 평가 방식의 공정성을 이유로 참여를 거부했지만, 전력화 지연 우려 등을 고려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앞서 사업은 평가 기준을 둘러싸고 1년 이상 지연돼 왔다. 특히 방사청이 작년 4월 실물 평가보다 서류 평가를 우선하겠다고 업체에 통보하면서 업체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방사청은 업체가 제안서에 첨부한 자체 성능시험 수치를 최대 성능으로 간주하고, 이후 실물 시험에서 더 높은 수치가 나오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현대로템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측정된 수치를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동일 조건에서의 실물 평가를 주장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안서 기준을 유지한 자료 기반 평가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문제는 초기 평가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사업설명회 당시 방사청은 “구체적인 수치 확인이 가능한 6개 항목에 대해 상대 비교를 하겠다”는 수준의 구두 설명만 했을 뿐, 제안요청서에는 ‘최대 성능’이라는 용어조차 명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논란이 커지자 방사청은 동일 조건에서 실시한 실물 시험 결과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평가 방식을 보완했다. 이후 6개 항목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지만, 평가 명칭이 ‘최대성능평가’에서 ‘성능확인평가’로 변경되는 등 사업 관리에 대한 신뢰도 저하 논란도 불거졌다.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는 단독으로 성능확인평가를 완수했다. 최고속도와 항속거리 등 6개 항목에 대한 실물 기반 평가를 마무리했다.

    현대로템이 평가에 참여하면서 방위사업청은 이달 말까지 성능확인평가를 마무리한 뒤 5월 초 가격협상, 5월 말 기종결정평가를 거쳐 6월 말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 상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절차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 최종 낙찰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은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은 관련 법령과 규정에 따라 추진 중이며, 모든 참여업체가 성능확인 절차와 기준에 동의함에 따라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성능확인용 시제차량 반출 및 관리 부실’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방사청은 “성능확인용 시제 차량은 반출된 바 없으며, 논란이 된 장비는 성능확인용이 아닌 별도 장비로 사업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화 일정이 추가 지연되지 않도록 신속히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우수한 장비가 전력화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업체가 지난 평가 과정 중에 장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방사청은 민간 전문가를 통해 정밀 검증을 진행해 변경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이 신속 전력화를 목표로 설계된 만큼, 평가 방식과 기준을 둘러싼 이견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일정대로 전력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해당 사업은 육군과 해병대에서 운용할 다목적 무인차량을 확보하기 위해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약 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아미 타이거’ 전력화 계획의 일환으로 후속 사업 확대 가능성이 크고, 미래형 지상 무인 플랫폼으로서 수출 잠재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 선진국들이 무인화에 뛰어 들며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신속시범획득사업으로 출발한 이번 사업도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