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군 기지 에스퀴말트에 정박한 한국 KSS-III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연합뉴스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수주전이 캐나다 제조업 재편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한화오션이 수소와 철강, MRO(유지·보수·정비)를 묶은 산업 패키지를 앞세우자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는 캐나다를 NATO 잠수함 공급망에 편입시키는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24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스티븐 푸어 캐나다 국방조달청장은 전날 한화오션과 TKMS의 각 제안이 가져올 경제적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 차기 초계잠수함 사업(CPSP)은 한화오션과 TKMS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캐나다 정부는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 60조원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방산 계약을 따낸 기업이 계약금액과 맞먹는 규모의 현지 사업 활동을 이행하도록 하는 산업기술혜택(ITB)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0조원대 잠수함 계약을 따내려면 그에 준하는 현지 산업협력 패키지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누가 캐나다에 더 큰 일자리와 제조업 기반을 남길 수 있느냐가 승부처로 떠오른 셈이다.
▲ TKMS의 Type 212 잠수함.ⓒTKMS
한화오션은 빠른 납기와 대규모 제조 역량에 더불어 산업 지원 패키지를 통한 ‘제조업 부흥’ 효과를 강조한다. 반면 TKMS는 캐나다를 독일·노르웨이의 212CD 프로그램에 합류시켜 NATO 해양방산 공급망의 세 번째 축으로 세우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밥콕과 잠수함 MRO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캐나다 철강사 알코마스틸,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APMA) 등과도 손을 잡았다. 여기에 수소트럭 제조와 충전 인프라를 묶은 ‘프로젝트 비버’까지 제시했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캐나다에 수소 액화시설과 충전망, 수소 상용차 생산 기반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TKMS는 212CD급 잠수함을 내세우며 공동 플랫폼을 운용하는 ‘Team 212CD’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이미 발주한 212CD 생산라인에 캐나다를 태워 공동 운용, 공동 정비, 공동 훈련, 부품 공유 체계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TKMS는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의 특수강 업체 발브루나 ASW에 약 70t 규모의 비자성 잠수함강 초기 발주를 냈다. 비자성 강재는 잠수함의 은밀성과 직결되는 핵심 소재다. 캐나다 내 잠수함급 소재 생산 능력을 인증하고 공급망을 검증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캐나다 철강사를 NATO 잠수함 소재망에 편입시키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퀘벡의 핑클스틸-소렐과도 스테인리스강 소재 용해·생산 협력을 추진한다. 캐나다 기업 마르멘은 잠수함 섹션과 복합 조립품 제작 파트너로 거론된다. 캐나다 잠수함에 필요한 특수소재와 정밀제조 역량을 캐나다 안에 심겠다는 방식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TKMS 캐나다 리튬 자원을 잠수함 사업과 전략산업 공급망에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리튬을 동맹국 산업 고객과 연결해 유럽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아울러 캐나다 클린테크 기업 데스티니 코퍼와 광산·산업 폐기물에서 고순도 구리 분말을 회수하는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회수된 구리는 방산과 항공우주용 첨단소재에 활용될 수 있다. 
AI와 훈련 체계도 반격 카드다. TKMS는 캐나다 AI 기업 코히어와 손잡고 잠수함 의사결정 지원 도구, 선내 정보관리, 훈련, 보안 해군 인터페이스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CAE와는 해군 훈련·시뮬레이션·작전준비태세 분야 협력 틀을 만들었다. 개스톱스는 자동화 시스템 유지와 상태 모니터링, 이매진4D는 디지털트윈 기반 유지보수 기술을 개발한다. 
이번 사업은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기업 정체성을 바꾸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수주가 성사되면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의 특수선 일감 확보에 그치지 않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그룹 방산 계열사까지 수혜가 확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