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보험사 인수를 공식화한 이후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시장에 나온 주요 보험사 매물마다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가리지 않는 행보다. 업계에서는 한투가 보험업 진출 자체보다 보험사가 보유한 대규모 장기 운용자산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투는 예별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주요 보험사 매물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지난 4월 진행된 예별손보의 7번째 공개 매각에서는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하나금융지주와 JC플라워가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
또 KDB생명 예비입찰에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태광그룹(흥국생명)과 함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롯데손보 역시 지난해 실사까지 진행하며 거래 직전 단계까지 갔지만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투가 보험사에 관심을 두는 배경에는 증권 중심의 사업구조가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자산운용·저축은행·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보험사는 보유하지 않고 있다.
실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2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3.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증권 부문은 2조1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 대부분을 책임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투가 궁극적으로 생명보험사 인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부문이 핵심인 만큼 장기 운용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생보사가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내기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생명보험사는 손해보험사보다 계약 기간이 길어 장기 자금 확보에 유리하다. 특히 변액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를 장기간 운용하는 상품인 만큼 자산운용 역량이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증권과 자산운용이 핵심 사업인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운용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투가 구상하는 보험사 활용 방식이 미래에셋그룹과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은 생명보험사를 통해 확보한 장기 자금을 증권·자산운용 부문과 연계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해왔다. 보험과 자산운용의 결합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현재 시장에서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증권 중심 사업구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생보사인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가격을 갖춰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다.
실제 한투는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실사에 나섰지만 당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변액보험 손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매각 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증권업 비중이 절대적인 한투 입장에서는 보험사가 단순한 라이선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생보사는 장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자산운용 부문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