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일일 변동폭 13.2원·변동률 0.91% … 코로나 이후 최대외화증권 투자 5078억달러 사상 최대 … 보험사 외화채권 600억달러투자손익 급증에도 환헤지 비용 부담 확대 … 자산운용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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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장기보험 예실차 부담 등으로 본업 수익성이 둔화됐지만 투자손익 증가에 힘입어 실적을 방어했다. 다만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자산운용 수익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외화자산 투자 규모가 늘어난 상황에서 환헤지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보험사의 투자손익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 6곳과 생명보험사 6곳의 지난해 합산 순이익은 11조80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영업 수익이 둔화된 가운데 투자손익이 실적 방어 역할을 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은 1조2133억원으로 43.5% 늘었다. DB손보 역시 당기순이익은 1조5349억원으로 13.4% 줄었지만 투자손익은 1조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44.9% 증가했다.

    KB손보도 보험손익이 6267억원으로 35.9%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5284억원으로 198% 늘어나 실적 감소 폭을 일부 상쇄했다.

    생명보험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신한라이프는 당기순이익이 5077억원으로 전년보다 3.9%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은 970억원으로 34.2% 증가했다. 삼성생명 역시 투자손익이 2조216억원으로 보험손익(9747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올해도 보험업 업황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환율까지 요동치면서 투자손익 역시 장담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6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은 평균 13.2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3월(13.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환율 일일 변동률도 평균 0.91%로 2020년 3월(1.12%)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일부 보험사의 공시에서도 금융자산 평가손익 감소와 외화자산 헤지 비용 증가가 실적 변동 요인으로 언급됐다.

    KDB생명은 최근 직전 사업연도 대비 당기순이익이 30% 이상 변동됐다는 내용의 수시공시를 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119억원으로 전년 당기순이익 204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 측은 수익증권 기준가 하락과 금융자산 평가손익 감소,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화자산 헤지 비용 증가 등을 주요 요인으로 설명했다.

    iM라이프도 손익구조 변동 공시에서 수익증권 공정가치 하락 등으로 투자손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리안리는 정정 공시에서 매출액에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 비용을 상계해 당기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환율 효과를 제외한 매출액 감소율은 -0.1% 수준으로, 환율 영향이 반영된 수치(-3.6%)보다 증감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외화자산 확대 역시 환율 변수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5078억달러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보험사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도 94억달러 이상 늘었다.

    보험업계는 외화자산의 100% 환헤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환헤지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보험사는 통화스왑(CRS)이나 외환거래(FX) 등을 활용해 환위험을 관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생상품 거래 비용이 늘어나면서 투자손익을 잠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투자자산 구성이나 외화 익스포저 수준이 회사마다 달라 환율 영향도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외화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는 이를 흡수할 완충 장치가 상대적으로 적어 손익 변동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