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화물기에 급유된 바이오항공유(SAF) ⓒ대한항공
글로벌 항공업계의 탄소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대한항공이 친환경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제도(CORSIA)와 유럽연합(EU)의 배출권거래제(ETS) 등 글로벌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효율 신형 항공기 도입과 지속가능항공유(SAF) 확대를 통해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9일 대한항공이 발간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핵심 이슈로 기후변화 대응 및 완화를 선정했다.
최근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탄소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항공사 경영의 필수 요건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최초로 도입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글로벌 탄소규제인 CORSIA는 2019년부터 적용돼 항공사는 기준연도 대비 초과한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ESG 보고서를 통해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배출권 구매 비용과 과징금 부담은 물론 운항 제한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탄소 규제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CORSIA는 시범 단계(2021~2023년), 1차 단계(2024~2026년)를 거쳐 2차 단계인 2027년부터 의무화된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급감했던 2023년까지는 상쇄 의무가 사실상 발생하지 않았고 시범 단계와 1차 단계는 자발적인 참여가 인정됐지만, 내년부터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럽 배출권거래제(EU-ETS)도 부담 요인이다. 대한항공은 2012년부터 EU 역내 운항편에 대해 EU-ETS를 적용받아 매년 배출량 보고와 배출권 정산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현재는 화물기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글로벌 규제가 확대되면서 대응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국제선 운항에 따른 탄소배출량을 ICAO와 국토교통부에 보고하고 있으며, CORSIA 적격 배출권 구매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또한 탄소 감축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고효율 신형 항공기 도입과 SAF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362억 달러를 투자해 2030년 말까지 보잉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며, 2033년까지 총 189대를 최종 목표로 고효율 항공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신규 도입한 A350-900은 동체의 50% 이상에 탄소복합소재를 적용해 기체 무게를 줄였고, 동급 A380 대비 좌석당 연료소모율이 약 40% 개선됐다.
이를 통해 연료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배출권 구매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SAF 사용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국적 항공사 최초로 국내 생산 SAF를 적용한 인천~하네다 노선 상용 운항을 시작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인천~고베와 김포~오사카 노선으로 SAF 혼합 운항을 확대했다.
전체 항공유 사용량 대비 SAF 사용률도 2023년 0.0030%에서 2024년 0.0112%, 2025년 0.1371%로 증가했다.
나아가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고 SAF 사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 현대오일뱅크와 국내 생산·사용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22년에는 쉘(Shell)과 바이오항공유 공급 협약을 맺어 올해부터 5년간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지역 공항 등에서 바이오항공유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거점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삼성E&A와 양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정적인 SAF 생산·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해 ESG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주요 성과로 전년 대비 SAF 사용률이 약 11배 증가했고, 국내 생산 SAF 적용 노선 확대와 업무용 차량의 전기차·수소차 전환, 친환경 원자재 구매 등을 포함해 총 4조4753억원 규모의 녹색구매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탄소 규제에 맞춰 친환경 전환에 앞장서며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 탈탄소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