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경제부 청사. ⓒ연합뉴스
앞으로 외국인은 자국 은행에서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원화를 송금·결제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외국인의 원화 자산 투자 편의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재정경제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원화를 국내 중심의 규제 통화에서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거래되는 통화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해외 원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외국인의 원화 거래 관련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정부는 우선 내년 1월부터 한국은행에 '역외원화결제망'을 구축해 24시간 운영할 예정이다. 해외 은행으로 등록한 '역외원화결제기관'을 이용하는 외국인은 현지에서 원화 계좌를 개설한 뒤 다른 외국인과 원화를 자유롭게 송금하고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야간 시간대 원화 유동성 부족에 대비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외국 금융기관이 결제에 필요한 원화를 일시적으로 차입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필요 시 한국은행이나 외국환평형기금을 활용한 유동성 공급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외국인의 외환거래 절차도 간소화된다. 외국인 대상 원화 대출 등 자본거래의 사전 신고 기준 금액을 두 배 이상 높이고, 일부 사전 신고 제도는 단계적으로 사후 보고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은행의 역내 계정과 역외 계정 간 이체 한도 확대도 함께 검토한다.
디지털 금융 환경에 맞춘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정부는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은행의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시범사업을 내년 추진할 계획이다. 국경 간 디지털 지급결제 체계 구축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아고라'에도 정식 참여한다.
외국인의 국내 금융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이어간다. 정부는 코스피와 국내 채권시장 투자 절차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MSCI가 제시한 잔여 과제인 증권거래·결제 자동화, 투자자 등록 절차 개선, 영문 공시 확대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외국 금융기관의 원화 증권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한 차입 규제 완화와 담보 목적 대차거래 활성화도 추진한다.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금융기구의 국내 채권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국내 은행의 커스터디 업무를 제도화해 외국인 대상 원화 유동성 공급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무역 분야에서도 원화 사용을 확대한다. 기업이 수출입 대금을 원화로 결제할 경우 금리와 무역보험 한도 우대 등을 제공하고, 주요 교역국과 현지 통화 직거래 체계 구축을 확대해 원화 결제 비중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해외에서도 원화를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외국인의 원화 자산 보유와 활용을 확대해 국내 금융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원화 국제화를 통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