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치솟는 외식물가를 잡기 위해 '무관세 닭고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istockphoto
정부가 치솟는 외식물가를 잡기 위해 '무관세 닭고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외식·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5000톤 규모 물량이 배정된 가운데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가격 인하나 할인 판매 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만큼, 이번 조치가 치킨값 인상 억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닭고기 할당관세 추천 및 수입관리 세부요령'을 공고하고 회원사를 대상으로 추천 신청을 받고 있다. 전체 3만톤 물량 가운데 협회 배정분은 5000톤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정부가 외식 물가 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실제 치킨업계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 움직임을 이어왔다. 교촌치킨과 BBQ(일부 매장)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굽네치킨이 순살 메뉴 가격 인상 대신 제공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까지 불거졌다.
정부 역시 가격 인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가격은 유지한 채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잇따르자 치킨 메뉴 중량 표시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닭고기 할당관세는 원가 부담을 완화해 가격 인상 요인을 줄이고,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협회는 이번 물량이 외식·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원가 부담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할당관세의 경우 ‘자사제품 제조용'으로 사용하는 가공·외식 브랜드 실수요업체들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고 있어 고환율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부담이 커진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의 수요를 상당 부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공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물가안정계획서' 제출이다. 신청 업체는 기존 가격 대비 인하 가격, 할인율, 행사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하며 단순한 선언적 계획만으로는 추천서 발급이 어렵다.
사후 관리도 이뤄진다. 할당관세 적용 업체는 분기 종료 후 판매 실적과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거나 실제 운영 내용이 제출 계획과 다를 경우 추천 취소와 함께 향후 1년간 추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명분으로 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원가 절감 효과가 실제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관리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수입 원가를 낮춰주는 데 그치지 않고 가격 인하·할인 행사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제출하도록 한 데 이어 사후 점검까지 실시해 정책 효과를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체 역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공고 이후 회원사들의 문의는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공고 초기 단계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라며 "추천서 발급 후 40일 이내 전량 반출 의무, 물가안정계획 이행 여부 확인 등 관리 기준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번 조치가 직접적인 가격 인하뿐 아니라 가격 인상 자제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브랜드별 물가안정 실행 계획에 따라 할인 행사나 가격 인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 혜택이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보다는 가격 유지 분위기가 확산되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협회는 외식 물가 상승의 원인을 닭고기 가격만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물류비, 환율 부담 등이 누적되면서 외식업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큰 상황에서 상당수 외식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감내하고 있다"며 "(할당관세 적용 외에도) 수수료가 낮은 공공배달앱 활성화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된다면 플랫폼 비용 절감과 외식 물가 안정에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