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서 펼쳐진 ‘K뷰티 체험장’신제품은 로프트에서 먼저 … "반응 보면 드럭스토어로 확산"에스트라·라네즈 전면 배치 … ‘가성비’ 넘어 기능성 K뷰티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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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8일 로프트 K-코스메틱 페스티벌 내에서 개최된 ‘서울 인 더 로프트 바이 아모레퍼시픽’은 1·2부 합산 약 2500명이 몰린 대형 행사다. 오전 11시 시작과 동시에 인플루언서 등이 몰린 현장ⓒ최신혜 기자
최근 국내 유통·외식·뷰티 기업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일본 도쿄는 K브랜드의 테스트베드로 자리 잡으며 다양한 실험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본 기획은 김포공항 면세점부터 도쿄 현지 팝업, 외식 매장까지 현장을 직접 취재해 K소비의 변화와 확장 가능성을 짚는다. [편집자주]지난 18일 오전 11시경 찾은 도쿄 시부야 베르사르 전시회장 입구. 행사 시작 전부터 건물 내부는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로 가득 찼다. 유리문 너머로 20~30대 여성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들고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이날 로프트 K-코스메틱 페스티벌 내에서 개최된 ‘서울 인 더 로프트 바이 아모레퍼시픽’은 1·2부 합산 약 2500명이 몰린 대형 행사다. 오전 11시 시작된 1부 행사에는 관계자와 초청자를 포함해 1200명 이상이 몰렸다. 안도 코키 로프트 대표이사도 이날 현장을 찾았다.11시 정각, 문이 열리자 분위기는 곧바로 달아올랐다.전시장 중앙에는 ‘SEOUL IN THE LOFT by AMOREPACIFIC’ 대형 부스가 자리 잡았다. 서울 도심 스카이라인을 형상화한 그래픽과 버스 모형이 설치돼 ‘서울을 옮겨온 듯한’ 공간 연출이 눈길을 끌었다. -
- ▲ '서울 인 더 로프트 바이 아모레퍼시픽' 부스에는 아모레퍼시픽 주요 브랜드인 에스쁘아,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한율, 에스트라 등이 전면에 배치됐다.ⓒ최신혜 기자
부스에는 아모레퍼시픽 주요 브랜드인 에스쁘아,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 한율, 에스트라 등이 전면에 배치됐다.이니스프리는 그린티·세라마이드 라인 마스크팩을 중심으로 스킨케어 경쟁력을 강조했고, 에스쁘아는 붉은 색감의 아이브로우·마스카라 체험존으로 색조 제품을 부각했다.에뛰드는 벚꽃 콘셉트를 반영한 ‘오하나미 에디션’을 선보이며 일본 소비자 취향 공략에 나섰다.반면 일부 부스에서는 아모레퍼시픽 계열이 아닌 외부 K뷰티 브랜드들도 함께 참여해 행사 외연을 넓혔다.어뮤즈는 벚꽃 시즌을 겨냥한 시즌 한정 제품을 선보였고, 네이처리퍼블릭은 ‘30초 퍼즐 챌린지’ 등 체험형 이벤트를 운영하며 방문객 참여를 유도했다.행사장 전체는 ‘신제품 쇼케이스’에 가까웠다.이번 행사는 일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로프트가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코스페스’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일본 브랜드 중심 행사와 별도로 한국 브랜드를 모아 진행하는 형태로, 현지 유통 채널 차원에서 K뷰티를 테스트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박민수 아모레퍼시픽 일본법인 전략·브랜드개발 총괄은 “이번 행사에 나온 제품 대부분이 일본에 처음 선보이는 신상품”이라며 “오전에는 미디어, 오후에는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 ▲ 안도 코키 로프트 대표이사도 18일 행사장을 찾았다. ⓒ최신혜 기자
실제 행사장 곳곳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장에서 체험한 제품이 곧바로 SNS 콘텐츠로 이어지는 ‘즉시 확산형 마케팅’이 작동하고 있었다.이는 신제품을 인플루언서를 통해 빠르게 확산시키는 전략으로, 일본 시장 내 초기 반응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이선웅 아모레퍼시픽 일본법인 매니저는 “기존에는 브랜드 단위 프로모션이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서울’이라는 콘셉트로 K뷰티 전체를 묶어 보여주는 첫 시도”라며 “단순 판매를 넘어 브랜드와 문화 경험을 동시에 전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이같은 움직임은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Everyone Global’ 전략을 통해 한국, 북미, 유럽, 인도·중동, 중국, 일본·APAC 등 ‘펜타곤 5대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각 지역의 고객 특성에 맞춘 상품과 콘텐츠를 개발하고, 로프트와 같은 현지 유통 채널과 협업을 강화해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특히 일본 시장은 APAC 핵심 거점으로,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를 중심으로 한 스킨케어 경쟁력과 에뛰드·에스쁘아 등 색조 브랜드를 결합해 카테고리 전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헤어 부문에서도 미쟝센, 려, 라보에이치 등이 성장 축을 형성하며 ‘통합 뷰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
- ▲ 18일 시부야 중심가에 위치한 로프트 매장. 중앙에는 서울 도심을 형상화한 대형 원형 진열대가 설치돼 있었고, 라네즈·에스트라·이니스프리 제품이 브랜드별로 배치돼 있었다. ⓒ최신혜 기자
전시장을 나와 향한 곳은 시부야 중심가에 위치한 로프트 매장이다.외관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매장 전면에는 ‘SEOUL IN THE LOFT by AMOREPACIFIC’ 그래픽이 크게 붙어 있었고, 유리창에는 라네즈·에스트라·이니스프리·에스쁘아 등 주요 브랜드명이 나열돼 있었다.단순 입점이 아닌 ‘공간 전체를 장악한 협업’에 가까운 모습이었다.매장 내부로 들어서자 구조는 더욱 선명해졌다.중앙에는 서울 도심을 형상화한 대형 원형 진열대가 설치돼 있었고, 라네즈·에스트라·이니스프리 제품이 브랜드별로 배치돼 있었다. 버스 모형과 빌딩 그래픽이 결합된 연출은 전시장에서 이어진 ‘서울 콘셉트’를 그대로 확장한 형태였다. -
- ▲ 18일 로프트 아모레 매대에서 일본 현지인들이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최신혜 기자
한쪽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고 있었다. 라네즈 쿠션과 립 제품을 손등에 발라보거나, 에스트라 크림을 비교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체험 후 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였다.특히 에스트라는 ‘민감성 피부’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별도 진열대를 구성했다. 일본어로 상세 설명이 붙은 패키지와 함께 ‘72시간 보습’, ‘장벽 케어’ 등 기능 중심 메시지가 강조됐다.에뛰드 역시 색조 제품 중심으로 별도 코너를 구성해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었다. 핑크톤 패키지와 다양한 색상 라인업이 눈에 띄었고, 립·치크 제품은 대부분 테스터가 개봉된 상태로 진열돼 체험 접근성을 높였다.이처럼 로프트는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신제품 반응을 확인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신제품은 로프트에서 먼저 선행 출시된 뒤 일정 기간 반응을 확인하고, 이후 드럭스토어 등으로 확산되는 구조다.박 총괄은 “로프트는 신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채널”이라며 “여기서 반응이 확인된 제품을 드럭스토어나 다른 유통으로 확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실제 매장 구성도 이를 뒷받침한다. 신제품과 한정판은 전면에 배치되고, 판매가 안정된 제품은 후면으로 빠지는 구조다. 소비자 반응에 따라 진열 위치가 빠르게 바뀌는 ‘실험형 매대’다.이 매니저는 “과거에는 브랜드별로 따로 움직였다면, 지금은 로프트 같은 채널에서 K뷰티 전체를 묶어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며 “콘셉트와 경험을 먼저 만들고, 이후 유통 확장을 이어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
- ▲ 18일 찾은 시부야 마츠모토키요시 매장.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에스트라, 프리메라,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를 한데 모은 별도 공간을 구성해 사실상 ‘미니 플래그십’ 형태를 구현했다. ⓒ최신혜 기자
이후 찾은 시부야 마츠모토키요시 매장에서는 또 다른 장면이 펼쳐졌다.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에스트라, 프리메라,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를 한데 모은 별도 공간을 구성해 사실상 ‘미니 플래그십’ 형태를 구현했다.각 브랜드는 기능과 타깃에 따라 진열 콘셉트를 달리하며 소비자 선택을 유도하고 있었다. 예컨대 에스트라는 민감성 피부를 강조한 더마 콘셉트, 라네즈는 색조 중심의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비주얼 중심 연출이 두드러졌다.여타 K뷰티 브랜드 역시 전략은 유사했다. 달바는 비타민·화이트닝을 전면에 내세운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진열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고, 메디필은 콜라겐·리프팅 등 기능성 키워드를 앞세워 안티에이징 수요를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제품마다 테스터를 전면 배치해 직접 체험을 유도하는 점도 공통적이다.일본 화장품 시장은 채널별 역할이 뚜렷하다. 로프트가 트렌드와 경험을 만드는 공간이라면, 드럭스토어는 실제 구매가 이뤄지는 확산 채널이다.가격대는 2000엔에서 4000엔 수준으로, 일본 드럭스토어 내 로컬 제품 대비 중고가에 형성돼 있다. 과거 ‘가성비’ 중심으로 소비되던 K뷰티가 아닌, 성분과 효능을 앞세운 기능성·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이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 ▲ 18일 찾은 시부야 마츠모토키요시 매장. 각 브랜드는 기능과 타깃에 따라 진열 콘셉트를 달리하며 소비자 선택을 유도하고 있었다. ⓒ최신혜 기자
실제 성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025년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9.5%, 영업이익이 52.3%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해외 사업 역시 전 지역에서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102% 늘었다.일본을 포함한 APAC 시장에서는 라네즈와 더마(에스트라·일리윤), 헤어(미쟝센) 카테고리가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에스트라는 글로벌 시장 진출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성과를 내며 더마 카테고리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 큐텐 ‘메가와리’ 행사에서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드럭스토어 채널에서도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라네즈 역시 립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크로스보더 채널과 오프라인 유통을 병행한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박 총괄은 “일본 시장은 기존 고객을 대체하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팝업과 로프트, 드럭스토어까지 이어지는 전략을 통해 현지 소비자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