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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카드사의 보험상품 판매 규제를 완화한 가운데 카드슈랑스 시장에서는 AIA생명·AIG손보·라이나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보험 판매 채널이 온라인 플랫폼과 법인보험대리점(GA)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카드슈랑스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화(TM) 의존도가 높은 외국계 보험사들이 규제 완화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카드사의 TM 보험상품 모집 시 적용되는 판매비중 규제를 기존 50%에서 75%까지 완화했다. 다만 해당 카드사와 계열사인 보험사 상품은 기존처럼 판매비중 50%로 제한된다.
금융위는 특정 보험사 상품의 판매비중이 50% 이하로 제한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 있어도 판매가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소비자 선택권 확대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가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한도에 묶여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충분히 판매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카드슈랑스 시장 자체를 키우기보다 기존에 TM 채널 의존도가 높았던 외국계 보험사들의 영업 여력을 넓히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업카드사 7곳(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BC카드)의 올해 4월 기준 누적 모집액은 생명보험 31억2295만원, 손해보험 38억3557만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별 판매 비중을 보면 생명보험 취급사 중에서는 AIA생명과 라이나생명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AIA생명은 우리카드에서 판매 비중이 62.9%에 달했고 롯데카드에서도 52.0%를 기록했다. 라이나생명은 KB국민카드에서 57.0%, BC카드에서 45.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손해보험 시장에서는 AIG손보가 주요 카드사 7곳 가운데 5곳에서 가장 높은 판매 비중 1위를 기록했다. BC카드(64.2%)와 우리카드(62.3%)에서는 60%를 상회했다.
이처럼 외국계 보험사의 비중이 높은 것은 국내 대형 보험사 대비 전속 설계사 조직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카드슈랑스는 카드사가 보험대리점 역할을 수행하며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AIA생명과 라이나생명, AIG손보 등은 상대적으로 전속 채널이 약해 TM과 방카슈랑스 등 제휴채널 활용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판매비중 상한이 75%로 확대되면서 카드슈랑스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상품 판매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국내 대형 보험사들은 자체 설계사 조직과 TM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카드슈랑스 의존도가 높지 않다. 판매비중 제한이 완화되더라도 외국계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카드슈랑스는 다른 보험 판매 채널보다 수수료율이 높아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방카슈랑스 수수료율이 통상 2~4% 수준인 반면 카드슈랑스는 상품에 따라 4~10%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다.
한편 카드슈랑스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수업무지만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부수업무 수익이 전체 매출의 5% 이상이면 경영참고사항이나 주석에 기재해야 하지만 카드사 가운데 이를 별도로 공시한 곳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은 국내 보험사에 비해 전속 설계사 조직이 작아 TM 채널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보험 판매 채널이 대형 GA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카드슈랑스 시장이 과거처럼 크게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