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숙 실 대표 ⓒ김보라 기자
태광산업이 신설 화장품 법인 실(SIL)의 첫 브랜드 사핀(SAFIN)을 앞세워 뷰티 사업 확대에 나섰다. 올해 애경산업을 품은 데 이어 자체 브랜드까지 선보이면서 K뷰티를 새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실은 사핀을 시작으로 30~40대 고기능 스킨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브랜드 인지도 확보와 글로벌 진출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진숙 실 대표는 11일 서울 성동구 S팩토리에서 열린 사핀 팝업스토어에서 기자와 만나 "스킨케어는 화장품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중요한 카테고리"라며 "시장 규모 관점에서 60% 이상이 스킨케어인 만큼 이 영역에서 먼저 진입해 브랜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3만개 이상의 뷰티 브랜드가 경쟁하는 시장에서 신생 브랜드가 명멸하고 있다"며 "올해는 스킨케어의 매스 프리미엄 영역에서 고객들에게 인지되는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핀의 차별화 포인트는 국내 바다 유래 성분이다. 김 대표는 "K뷰티에서는 어성초, 병풀처럼 땅에서 찾을 수 있는 원료는 이미 다양하게 활용돼 왔다"며 "반면 한국은 삼면이 바다인데도 바다에서 얻은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한 사례는 많지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해, 남해, 서해에서 좋은 재료를 취해 콤플렉스화한 것이 사핀의 핵심 성분인 리버스마린"이라고 말했다.
사핀은 국내 바다에서 얻은 원료와 해양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피부 회복력과 재생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핵심 성분인 리버스마린은 동해 해양심층수, 남해 다시마, 서해 머드 등 국내 바다 유래 원료를 조합한 사핀의 독자 성분이다.
▲ 사핀 주요 제품 ⓒ김보라 기자
초기 제품은 스킨 리버스 시그니처 3종, 스킨 리버스 앰플 3종, 스킨 리버스 에이징존 케어 패치 3종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대체로 3만~4만원대이며 크림 제품은 5만원 이하 수준이다. 김 대표는 사핀을 매스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핀의 주 타깃은 30~40대 여성이다. 기능성과 감도 있는 브랜드 경험을 동시에 원하는 소비층을 겨냥한 것이다. 김 대표는 "30대 이상 피부만이 갖는 이슈들이 있다"며 "사핀은 그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고기능 제품이면서 감도 있는 디자인과 브랜드 철학을 가져가는 것이 다른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사핀은 스킨케어로 출발하지만 향후 카테고리 확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대표 "건강한 미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필요한 카테고리라면 색조든 헤어든 폭넓게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 전략은 초기에는 자사몰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 직접 판매 방식에 무게를 둔다. 론칭 초기부터 대형 유통망에 무리하게 입점하기보다 브랜드 정체성을 다지고 고객 반응을 먼저 확인하겠다는 판단이다. 이후 브랜드 포지션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오프라인 등 외부 채널로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김 대표는 "브랜드 론칭 초기인 만큼 당분간은 B2C, 특히 자사몰 중심으로 브랜드 포지션을 정립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후 브랜드 포지션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단계적으로 오프라인 진출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과 개발은 자체 연구소를 두기보다 국내 K뷰티 ODM 인프라를 활용한다. 김 대표는 이를 "커넥트 앤 디벨롭"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K뷰티 인디 브랜드가 성공한 배경에는 민첩성과 기민성이 있었다"며 "조직을 방대하게 가져가기보다 국내의 우수한 ODM 인프라와 전문가들을 연결해 빠르게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핀 주요 제품 ⓒ김보라 기자

이번 사핀 출시는 태광산업의 뷰티 사업 투트랙 전략이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8월 실에 30억원을 출자해 화장품 전문 자회사를 설립했다.

실은 태광산업이 발행주식 60만주 전량을 보유한 100% 자회사로 1조5000억원 규모 신사업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출범했다. 실을 이끄는 김진숙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그룹 커니와 삼성전자 등을 거쳤다.

태광산업은 올해 3월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투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애경산업 지분 63.13%를 4442억원에 인수했다. 애경산업은 연구·제조·생산·유통 역량과 시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화장품·생활용품 사업의 안정성을 맡고 실은 신규 브랜드 기획과 브랜딩, 콘텐츠 마케팅, 디지털 기반 소비자 소통에 집중하는 구조다.

사핀 역시 이 같은 역할 분담 속에서 나온 첫 브랜드다. 30~40대 여성을 겨냥한 고기능 스킨케어로 애경산업의 기존 브랜드와 다른 포지션을 택했다.

김 대표는 "실은 고객과 직접 연결되는 사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출발한 실험적인 프로젝트"라며 "콘텐츠와 데이터로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지속적인 개선과 맞춤을 통해 즉각적으로 실행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K뷰티 시장에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