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동국대 전자전기공학부 김성준 교수, Deep Jariwala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이상 공동 교신저자), 박정욱 석사과정생, 이영서 석사과정생, 김성민 석사과정생(이상 공동 제1저자).ⓒ동국대
동국대학교는 전자전기공학부 김성준 교수 연구팀이 삼중층 나노적층 강유전체(외부에서 전기장을 가하지 않아도 전기 분극을 나타내는 물질) 다이오드를 이용해 아날로그 시냅스 가중치 제어가 가능한 하드웨어 인식 저장소 컴퓨팅(Reservoir Computing)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18일 밝혔다.

쉽게 말하면, 인간 뇌가 신경 세포의 시냅스를 통해 신호의 세기(가중치)를 미세하게 조절하며 정보를 학습하듯,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 가중치 역할을 하는 전도도(전류가 흐르는 정도)를 더 정밀하게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삼중층 구조의 반도체 소자를 만들었고, 이를 적용한 AI 연산 시스템도 구현했다는 얘기다.

기존 단일 HZO(하프늄-지르코늄 산화물) 강유전체 소자는 분극 전환이 특정 전압 영역에서 급격하게 발생해, 뉴로모픽(신경형) 연산에 필요한 아날로그 가중치를 선형적으로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즉 기존 소자는 전도도(가중치)가 조금씩 변해야 하는데 특정 전압에서 갑자기 크게 변하는 문제가 있었다.
▲ (위)HZO/HfO₂/HZO 삼중층으로 구성된 적층 강유전체 소자의 구조 개략도 및 단면 TEM 이미지. (아래)생물학적 시냅스에서의 PPF(paired-pulse facilitation) 개념 모식도.ⓒ동국대
연구팀은 HZO 사이에 HfO₂(하프늄 산화물)을 끼워 넣은 HZO/HfO₂/HZO 삼중층 나노적층 구조를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중간의 HfO₂ 층을 통해 HZO 박막 내부의 누설 경로를 억제하고, 분극 전환이 넓은 전압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나노적층 구조를 제안했다. 단일층 구조보다 안정적인 저항 상태 제어와 향상된 터널링 전기저항 특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증분 PUND 분석을 통해 나노적층 소자에서 부분 분극 전환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점진적 스위칭 특성은 전도도 변화의 선형성을 높였으며, 아날로그 시냅스 소자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측정한 소자의 가중치 변화 특성을 저장소 컴퓨팅 시스템에 반영하고 손동작(주먹·브이·손바닥 등) 인식 데이터셋에 적용했다. 그 결과 나노적층 소자 기반 시스템은 20가지의 손동작을 분류하는 테스트에서 99.06%의 정확도를 달성했다. 단일층 HZO 소자보다 균일하고 안정적인 인식 성능을 보였다.
▲ 20개 클래스로 구성된 손 제스처 MNIST 데이터셋의 대표 이미지.ⓒ동국대
이번 연구는 강유전체 박막의 적층 구조 설계를 통해 소자 수준의 분극 제어 특성이 실제 AI 하드웨어 성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향후 저전력 엣지 AI, 손동작·영상 인식, 인메모리 컴퓨팅과 뉴로모픽 반도체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자 구조 설계가 실제 AI 연산 성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펜실베이니아대 파견 등 국내·외 연구진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첨단 기능성 소재)’에 지난 16일 게재됐다. 박정욱·이영서·김성민 석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 김성준 교수와 펜실베이니아 디프 자리왈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글로벌기초연구실사업과 산업통상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AI-핵심소재 기반 첨단산업 지능형 로봇 글로벌인재양성사업단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 동국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윤재웅 총장.ⓒ동국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