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種) 차별 넘어서야 … 불교의 자비 정신과 일치""대각국사 의천, 동아시아 불교에서 채식 윤리 전파"공존과 실천의 윤리 논의 … 건학 120주년 기념 초청 강연
  • ▲ 피터 싱어 교수 초청 강연 현장.ⓒ동국대
    ▲ 피터 싱어 교수 초청 강연 현장.ⓒ동국대
    동국대학교는 건학 12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일 교내 본관 남산홀에서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프린스턴대 피터 싱어(Peter Singer) 교수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강연회는 동국대 철학과가 주관했다. 전국 10개 중·고등학교와 31개 대학교 구성원 등 480여 명이 참석했다.

    싱어 교수는 동물윤리와 실천윤리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세계적 석학이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해 동물, 생명 등 현실 문제를 적용해 연구하는 철학자다. 채식, 비건 논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싱어 교수는 ‘동물에 대한 우리의 대우: 불교적 관점과 서구적 관점’을 주제로,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동물에 대한 자비, 윤리적 책임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펼쳤다.

    싱어 교수는 강연에서 “스스로 자비롭고 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 육류를 구매해선 안 된다”며 “일체중생에 대한 자비를 강조하는 불교의 정신이 이에 잘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대각국사 의천이 동아시아 불교에서 채식 윤리를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불교의 자비는 모든 생명에 대한 윤리는 ‘종(種)’의 차별을 넘어서야 한다는 나의 철학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엔 ‘인공지능(AI) 시대가 동물권(Animal Right), 생명윤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배양육은 식육으로부터 인간을 벗어나게 할 것인가’ 등 실천적 윤리와 직결된 화두들을 바탕으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강연 후엔 북 사인회를 통해 싱어 교수와 참석자들이 소통하며 추억을 쌓았다.

    윤재웅 총장은 “동물 윤리의 문제가 기후위기, 지속가능성, 공존과 같은 인류의 주요 과제와 맞닿아 있는 만큼 이번 강연이 불교 정신이 지닌 통찰과 실천의 윤리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춘식 문과대학장은 “이번 특강은 공존의 윤리에 기반한다”며 “모든 생명에 대한 자비는 공평해야 한다는 불교적 실천과 싱어 교수의 실천윤리가 공통점을 지닌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가 특별하다”고 했다.

    심지원 동서사상연구소장은 “시험 기간인 데도 많은 학생이 모인 것은 인간 중심주의를 반성하며 동물과 생명을 존중하는 새로운 관점에 젊은 세대가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강연을 통해 철학과 윤리가 삶의 풍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느끼고, 앞으로 학생들의 삶 속에서 구체적인 실천으로 발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 동국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윤재웅 총장.ⓒ동국대
    ▲ 동국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윤재웅 총장.ⓒ동국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