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기술적 맹목성이 인간 고유의 가치 배제"이기(理氣)론, 우드 와이드 웹 통해 현대판 '군자(君子)' 강조"정답 찾는 AI 대신, 질문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
  • ▲ 특강하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동국대
    ▲ 특강하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동국대
    동국대학교는 지난달 28일 교내 행사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초청해 건학 120주년 기념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노 관장은 ‘지능을 넘어서: 무엇이 중요한가?(Beyond Intelligence: What matters?)’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현재의 인공지능(AI)이 철저히 공리주의적이고 수학적인 ‘최적화’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법, 의료 알고리즘의 사례를 통해 기술적 맹목성이 기존 사회의 편향을 답습하고 정량화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배제하는 현상을 비판했다.

    노 관장은 철학적 대안으로 신유학의 ‘이(理)’와 ‘기(氣)’ 개념을 제시하며 “계산적이고 단절적인 초지능에 종속되는 대신, 도덕적 수양을 통해 접근 가능한 윤리인 ‘이(理)’를 바탕으로 기술과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리학에서 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원리, 기는 ‘현실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말하며 성리학은 이 둘의 균형을 강조한다. 즉 노 관장의 얘기는 AI 기술(氣)만으론 부족하며 인간 윤리(理)가 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다.

    노 관장은 이어 “숲속의 나무들이 서로 연결돼 생태계를 유지하는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처럼 타인과 소통하고 윤리를 실천하는 ‘군자(君子)’의 자세야말로 기술 시대에 회복해야 할 진정한 지능이자 인간성”이라고 강조했다.

    노 관장은 질의응답에서 AI 시대 인간의 역할과 창의성에 대해 학생들과 의견을 나눴다. 노 관장은 “AI를 배제할 순 없지만,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문제를 정의하며 방향을 설정하는 주체는 반드시 인간이 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창의성은 문제를 발견하고 질문을 던지는 능력에서 나오며, 예술도 창작자의 ‘의도’와 ‘가치’를 담는 행위이기에 AI 시대에도 그 주체는 변함없이 인간”이라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노 관장은 “이제는 주어진 길을 따르는 대신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라며 “정답을 찾기보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깊이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 ▲ 동국대학교 전경. 좌측 상단은 윤재웅 총장.ⓒ동국대
    ▲ 동국대학교 전경. 좌측 상단은 윤재웅 총장.ⓒ동국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