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은 남아 있는데 서민은 사라지고 있다. 은행은 총량 규제에, 대부업은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두면서 금융권 전반이 '안전한 차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부터 좁히는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하반기를 앞두고 대출 문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KB국민·하나·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좌우하는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했고, KB국민은행은 타행 대환 조건부 주담대와 갈아타기 취급도 축소했다. 기업은행도 8월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취급을 순차적으로 중단한다. 총량 관리가 대출 한도뿐 아니라 공급 방식까지 바꾸는 모습이다.
차주에 따라 서울에서는 대출 가능 금액이 최대 5000만원 안팎 줄어드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금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108조 727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 2118억원 증가했다.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43조 3364억원으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 규제 시행 전 한도를 확보하려는 수요와 주식 투자 자금이 맞물리면서 신용대출 증가세는 이어졌다.
돈은 풀리고 있지만 흘러가는 곳은 달라지고 있다. 총량 규제와 건전성 관리가 맞물리면서 은행권 여신은 회수 가능성이 높은 차주와 기업으로 빠르게 쏠리는 모습이다. 최근 기업대출도 대기업 중심으로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와 달리 현장에서는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자금이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대부업권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업권 대출잔액은 13조 1402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6849억원(5.5%) 늘었고 이용자도 73만 1000명으로 증가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신용공급의 내용은 달라졌다. 금감원은 대출 회복 과정에서도 고·중신용자와 계열사 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저신용층에 대한 신용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자의 개인 신용대출은 948억원 증가한 반면 계열사 대출은 3068억원 늘었다. 중소형 대부업자의 증가분도 대부분 담보대출이었다. 전체 대출에서 담보대출은 7조 7472억원으로 신용대출(5조 3930억원)을 웃돌았고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18.8%로 0.7%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규모는 회복됐지만 신용도가 낮은 차주보다 담보와 우량차주 중심으로 자금이 배분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결국 은행과 대부업은 서로 다른 규제를 받으면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은행은 총량 규제에 맞춰 대출을 선별하고, 대부업은 건전성과 수익성을 이유로 담보와 우량차주 비중을 높이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위험관리지만 취약차주가 제도권 금융 안에서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다르다. 금융회사들은 총량과 건전성을 우선하면서 여신을 우량차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모습이다. 취약차주 지원 정책은 늘어나는데 정작 취약차주가 설 자리는 더 좁아지는 아이러니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가 장기화할수록 금융회사는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취약차주 지원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총량 규제와 별도로 제도권 금융 안에서 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정책적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하반기를 앞두고 대출 문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KB국민·하나·NH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좌우하는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했고, KB국민은행은 타행 대환 조건부 주담대와 갈아타기 취급도 축소했다. 기업은행도 8월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취급을 순차적으로 중단한다. 총량 관리가 대출 한도뿐 아니라 공급 방식까지 바꾸는 모습이다.
차주에 따라 서울에서는 대출 가능 금액이 최대 5000만원 안팎 줄어드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금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108조 727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 2118억원 증가했다.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43조 3364억원으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 규제 시행 전 한도를 확보하려는 수요와 주식 투자 자금이 맞물리면서 신용대출 증가세는 이어졌다.
돈은 풀리고 있지만 흘러가는 곳은 달라지고 있다. 총량 규제와 건전성 관리가 맞물리면서 은행권 여신은 회수 가능성이 높은 차주와 기업으로 빠르게 쏠리는 모습이다. 최근 기업대출도 대기업 중심으로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와 달리 현장에서는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자금이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대부업권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업권 대출잔액은 13조 1402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6849억원(5.5%) 늘었고 이용자도 73만 1000명으로 증가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신용공급의 내용은 달라졌다. 금감원은 대출 회복 과정에서도 고·중신용자와 계열사 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저신용층에 대한 신용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자의 개인 신용대출은 948억원 증가한 반면 계열사 대출은 3068억원 늘었다. 중소형 대부업자의 증가분도 대부분 담보대출이었다. 전체 대출에서 담보대출은 7조 7472억원으로 신용대출(5조 3930억원)을 웃돌았고 개인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18.8%로 0.7%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규모는 회복됐지만 신용도가 낮은 차주보다 담보와 우량차주 중심으로 자금이 배분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결국 은행과 대부업은 서로 다른 규제를 받으면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은행은 총량 규제에 맞춰 대출을 선별하고, 대부업은 건전성과 수익성을 이유로 담보와 우량차주 비중을 높이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위험관리지만 취약차주가 제도권 금융 안에서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다르다. 금융회사들은 총량과 건전성을 우선하면서 여신을 우량차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모습이다. 취약차주 지원 정책은 늘어나는데 정작 취약차주가 설 자리는 더 좁아지는 아이러니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가 장기화할수록 금융회사는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취약차주 지원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총량 규제와 별도로 제도권 금융 안에서 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정책적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