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17.7조원 7년만에 최고, 빚투 영향부실 위험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모순은행 건전성 부담 가중, 목표 상충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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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이 줄지어있는 모습 ⓒ뉴데일리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이 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신용대출 부실도 11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와 포용금융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2026년 3월말 부실채권비율은 0.60%로 지난해 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3월 말(0.62%) 이후 5년만에 최고치다. 부실채권규모도 2019년 3월(18조50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인 1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부실채권(NPL)은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 중에서 원금이나 이자를 제대로 돌려받기 어려워진 대출 채권을 의미한다. 금융당국과 은행은 대출 자산의 연체 기간과 회수 가능성에 따라 건전성을 5단계로 나누고, 연체 기간 3개월을 기준으로 하위 3단계에 해당하는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은행의 BIS 비율 등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빚투에 부실채권비율 급증 … 중금리 대출과 상충부실채권이 최근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는 ‘빚투’가 꼽힌다. 용도가 분명치 않은 신용대출 자금을 활용해 주식 투자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 신용대출 등의 부실채권비율은 0.66%로, 2015년 3월 말(0.70%)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수부진과 고금리 장기화에 빚투까지 더해지면서 취약차주들이 신용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부실이 대거 늘어난 모습이다.정부는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은행 건전성 관리보다는 부실 위험이 더 높은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공급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우량차주 대출보다는 포용금융 차원에서 중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라는 취지다.다만 올해 1분기 5대 시중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규모는 79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228억원) 대비 29.1% 줄었다. 민간 중금리 대출은 가계 신용대출로 분류돼 총량규제 적용을 받는 구조여서다. 위험 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늘리면 연체율이 오를 수 있고, 건전성에 부담이 된다는 측면에서 늘릴 유인이 부족하다.◆ 은행 건전성 부담 가중 … 빚투 우려도 여전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와 정책금융 확대라는 두 미션이 서로 상충돼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금리 대출을 늘리려는 이유는 정부의 인센티브도 한몫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유효한 와중에 중금리 대출 취급 시 최대 80%까지 규제 한도에서 제외하는 당근책을 내놨기 때문이다.정부 정책기조에 맞춰 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로드맵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2조원 규모 중금리 대출 조기집행을 골자로 하는 포용금융 로드맵을 통해 월 1000만원 한도로 연말까지 연 5.5% 고정금리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금융그룹도 10조원대 포용금융 투입 계획과 세부 방안을 내놓고 있다.문제는 중금리 대출 자금이 빚투로 흘러들어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조건이 까다로웠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오히려 고신용자보다 빚투를 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존 중금리 대출은 서울보증보험 보증서 발급 심사를 통과하기가 까다로웠으나, 정부 정책의 본질은 보증 없이 금융회사 자체 재원과 신용평가로 중금리 대출을 늘리라는 데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최근 중금리 대출 금리 하한선은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금리 상한선과 차이가 연 1% 수준으로 좁혀지기도 했다.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 3월 말 기준 상위 30% 이내인 900점대 고신용자 대상 대출금리 상한선은 5.15%다. 당국은 중금리대출 산식 개편으로 최대 1.25%포인트 수준 금리 인하를 유도하면서 7~12% 수준이었던 중금리 대출 금리는 6~10%대로 내렸다.은행권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시 보증서가 아니라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반영해 문턱을 낮추라는 취지인데 부실 위험에 대한 대책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건전성 지표를 맞추는 것과 동시에 중금리 대출을 늘리라고 하는 데서 실무부서가 받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