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폭풍, 車산업 최대 위기고비용·저효율 개선 등 경영정상화 시급중단된 '2019 임금협상'과 '2020 임단협'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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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대한민국 전체를 휩쓸면서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자동차 산업 역시 부품 공급 차질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고, 수요 위축으로 판매 절벽에 이르는 등 최대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이럴때 일수록 국민 모두가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자동차 회사의 노사 역시 자기 밥그릇 챙기기 보다는 배려와 양보, 희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완성차 중에서 가장 걱정이 되는 곳은 한국지엠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2019 임금협상'과 '2020 임금 및 단체교섭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노조 집행부 선거로 중단됐던 '2019 임금협상'을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 짓는 것이 관건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에 상견례를 했고, 3월부터 본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교섭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주부터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벌써부터 난항에 대한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경영환경 여건이 그만큼 어려워졌고, 노조도 살림살이가 빠듯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2018년 한 해동안 한국지엠 임직원들에게 지급된 급여는 1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넘게 줄었다. 복리후생비도 20% 이상 삭감됐다. 이러한 비용절감 노력 덕분에 2018년 적자는 8594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을 축소했다. 지난해에도 적자 폭은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간 고통을 분담하고 힘든 시기를 견뎌내준 덕분이다.

    이럴 때 일수록 한국지엠 노사는 2년전 군산공장 폐쇄 이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합의했던 자구안을 잊어서는 안된다. 당시 노사는 “향후 임금인상은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할 것이며, 원칙적으로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상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호 인식한다”고 약속했다. 상여금 역시 마찬가지 기준으로 적용키로 했다.

    지난해 교섭이 중단됐지만, 회사의 이같은 기조는 변함이 없다. 임금인상과 상여금 지급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아직도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한국지엠의 고질병인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특히 생산량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2011년 81만854대에서 2016년에는 57만9745대로 28.5% 줄었다.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지 않는 한 한국지엠의 생존은 장담할 수 없다. 2월 판매 실적도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사간 협력과 단합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한국지엠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국내 시장에서 신차 15개 차종을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2년 동안 뉴 스파크, 이쿼녹스, 뉴 말리부, 뉴 카마로, 콜로라도, 트래버스에 이어 최근 트레일블레이저까지 7개 차종을 출시했다. 2년만에 약속한 신차 출시 계획의 절반을 실천했다.

    '코로나19' 라는 돌발 변수가 생긴 이상 한국지엠 노사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비용절감과 효율성 있는 생산체계로 경쟁력 있는 신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지름길이다.

    만일 올해 '2019 임금협상'과 '2020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가 또 파업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면 경영정상화는 더욱 멀어질 것이 자명하다. 2년전 대타협 합의를 잊지 말고 수익성 회복에 노사가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공멸이 아닌 공생의 길을 걷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