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 출입금지, 모든 건물에 카드리더기 설치
  • ▲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 출입구에 '일반인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 출입구에 '일반인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이달 초 학내에 침입한 20대 남성이 음란행위를 벌인 사실이 불거지자 동덕여자대학교는 남성 등 외부인 출입에 대한 보안 규정을 강화하고 나섰다.

    동덕여대의 모든 건물은 별도 인증을 받은 카드를 소지해야만 출입이 허용되며, 외부인 침입으로 잠정 폐쇄된 강의실의 책·걸상은 전부 교체하기로 했다.

    30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를 찾아보니 29일부터 보안 규정이 강화되면서 학교 정문에서는 경비원 2명이 학내에 출입하는 이들을 꼼꼼히 바라보며 외부인의 수상한 행동 등을 살폈고, 정문에 들어서는 차량은 등록된 경우에 한 해 진입이 가능토록 했다.

    100주년기념관 등 건물 출입구에는 '일반인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부착됐고, 다음달 1일부터 출입이 허가된 이들만 건물에 들어설 수 있도록 제한하면서 각 출입구에 설치된 카드리더기에 대한 막바지 점검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낮 시간대 동덕여대를 출입하는 모든 외부인에 대한 신원 확인 등 절차를 밟지 않았다. 다만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외부인에 대해 방문 목적 등을 파악, 대학 측은 저녁 시간대에는 외부인의 신원을 모두 확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날부터 동덕여대는 보안 규정을 강화하면서 음식배달업체의 학내 진입이 제한했고, 오토바이 등은 들어설 수 없는 상태였다.

    이달 초 박모씨(28)가 동덕여대 한 강의실에 침입, 나체로 활보하는 등의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에 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음란물유포 등의 혐의로 박씨를 지난 16일 체포했다.

    당시 박씨가 음란행위를 벌인 강의실은 한시적으로 폐쇄된 상태로, 해당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모든 수업은 다른 곳으로 변경됐다. 이와 더불어 해당 건물 내 정수기는 모두 교체된 상태였다.

  • ▲ 동덕여대 모든 건물 출입구에 카드리더리가 설치된 가운데 한 직원이 점검을 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동덕여대 학생 등 구성원은 인증받은 카드가 있어야만 건물 출입이 가능해진다.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 동덕여대 모든 건물 출입구에 카드리더리가 설치된 가운데 한 직원이 점검을 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 동덕여대 학생 등 구성원은 인증받은 카드가 있어야만 건물 출입이 가능해진다.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동덕여대 관계자는 31일 "외부인의 출입은 선별적으로 제한하고 보안을 강화했다. 낮 시간대의 경우 수상해 보이는 외부인에 대해 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오후 6시가 넘어서 출입하는 외부인은 신원이 확인된 뒤에야 교내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마다 모든 출입구에 카드리더기를 설치했다. 앞으로 학생증 등 출입 인증을 받은 카드가 있어야 건물 진입이 가능하다. 음란행위를 벌인 건물의 모든 정수기는 교체됐다"고 덧붙였다.

    건물 출입을 위한 카드 인증을 받기 위해 학생, 직원 등은 학내 통합관제센터를 찾아 절차를 밟았다. 통합관제센터에서는 학내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외부인이 수상한 행적 여부에 꼼꼼히 살폈고, 이와 관련해 동덕여대는 CCTV 300여대가 추가로 설치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내 모든 책·걸상 교체를 학교 측에 요구했다. 박씨가 음란 행위를 벌인 책상과 의자가 어떻게 정리됐는지 알 수 없다며 전면교체를 강조한 것이다.

    한 대학원생(33·남)은 "사건 발생으로 카드 인증을 받았는데, 강의실이 달라질 때마다 절차를 밟아야 하니 번거롭게 됐다"고 토로했다.

    조교 A씨(23·여)는 "외부인 침입으로 인한 분노가 학교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 책·걸상의 경우 사건 발생으로 교체를 해야하나 싶다"고 말했다.

    외부인 출입에 대한 보안을 강화한 동덕여대는 책·걸상 전면교체 시 10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학사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난색을 표시한 가운데 해당 강의실의 책상과 의자를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