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최저임금이 27.3% 상승내년 인상시 인건비 부담 폭증배달수수료, 가격인상 도미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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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외식프랜차이즈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사업특성상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했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시한(27일)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계는 지난 2년간 과도하게 올랐다며 동결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공약대로 2020년 1만원을 고수하는 등 노사의 입장 차는 그 어느 해보다 크다. 

    이에 프랜차이즈업계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본사가 임금을 지급하는 직영점과 달리 가맹점에서는 점주가 직접 아르바이트생의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관련해서 프랜차이즈 본사 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도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가맹점주들은 더 오르게 되면 가게 경영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계상태 또는 고용 없이 가족구성원 모두가 가게를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까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과 근로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 87.6%가 최저임금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근로자 61.2%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불안을 느끼며 일자리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근재 공동위원장(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앞서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저임금이 이미 너무나 급격하게 올라 고용과 투자를 줄인 마당에 동결을 포함한 인상 논의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 대다수 소상공인들의 솔직한 심정"이라며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포함, 최저임금 인상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지원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27.3%(2018년 16.4%, 2019년 10.9%)의 인상 여파로 프랜차이즈업계는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내년에도 인건비가 오른다면 종업원수나 근무시간을 줄이는 한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치킨과 피자 등 배달 비중이 큰 업종은 배달수수료 상승도 우려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배달을 하는 직원은 업무 특성상 고충을 감안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현행 최저 임금보다 1000~2000원 더 높은 시급을 주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이들의 임금도 더 올려줘야한다"면서 "배달 서비스뿐 아니라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무인주문기 도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 등 주요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전국 매장의 절반 가량에 무인주문기를 설치했다.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A(41)씨는 "최저임금을 또 올리면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 안그래도 임대료와 원재료값도 오르는 상황에서 족족 인건비로 나갈 판"이라면서 "키오스크 도입도 고려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양측에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을 다음 전원회의까지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결정단위에 이어 논의 예정이었던 사업 종류별 구분(업종별 차등) 적용과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도 제4차 전원회의에서 이어 하기로 했다. 회의는 오는 25일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