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운임 고공행진에 역대급 실적1분기 영업익 1200억… 하반기 IPO 준비 순항우오현 회장, 창릉 땅투기 의혹에 불똥 튈까 긴장
  • ▲ 부산신항을 출발하는 SM상선의 뭄바이호ⓒ자료사진
    ▲ 부산신항을 출발하는 SM상선의 뭄바이호ⓒ자료사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SM상선이 부쩍 오른 실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몸집을 키워 신규 사업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인데, 재계 순위 38위인 SM그룹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SM그룹에 따르면 SM상선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206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3개월만에 작년 한해 벌어들인 이익보다 많은 수익을 얻은 것이다. 이는 국적선사인 HMM보다 더 높은 영업익 증가폭으로 알짜노선인 미주 서부 노선을 보유한데다, 부채비율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대폭 개선된 실적은 지난해부터 급등한 해상운임 덕분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19년 811p 저점 이후 지난 6일 2652.12p까지 치솟았다. 불과 2년만에 3배 이상 오른 셈이다. SM상선 관계자는 "백신보급과 함께 막혀있던 소비심리가 보복소비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며 "물동량 증가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때문에 하반기로 추정됐던 IPO 일정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M상선은 올해 초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실패한 SM상선에게 가장 시급한 건 자금"이라며 "자기자본에 대한 복잡한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가진 그룹 특성상 신규사업을 위해서는 실탄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마냥 청사진만 그리기는 이르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초대형 그룹들의 IPO 시장에 떠올랐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바이오벤처 기업들도 무더기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해운기업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기 어려운 이유다. 올해 IPO를 예고한 대형 조선사 현대중공업도 이같은 기류에 상장 시점을 세밀하게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세가 지속되는 해상운임이 언제 다시 조정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작지 않다. 현재 SCFI는 2500p를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1월15일 2885p에서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이 하반기까지 이어지지 않게 되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 ▲ 우오현 SM그룹 회장ⓒ자료사진
    ▲ 우오현 SM그룹 회장ⓒ자료사진
    때마다 터지는 오너리스크도 SM그룹에게는 말못할 속사정이다. 최근 KBS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고양시 창릉 3기 신도시 지역 땅투기를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 회장은 지난 2015년 창릉 신도시 예정지 인근 토지를 매입했고 3년이 지난 2019년 창릉 지구는 신도시 부지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우 회장은 딸이 대표로 있는 계열사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LH 투기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IPO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SM그룹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동생이 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은 벌크선 선장으로 근무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SG가 기업평가의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오너리스크가 실제 투자가치 측정에 미치는 영향은 확대되는 추세"라며 "SK매직 상장을 앞두고 터진 최신원 리스크에 타격을 입은 SK네트웍스가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