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신규과제에 67억 투입… 항생제 내성률 저감·해외 전염병 유입에도 대응
  • ▲ 구제역 예방방역.ⓒ연합뉴스
    ▲ 구제역 예방방역.ⓒ연합뉴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구제역 백신 국산화와 조류 인플루엔자(AI) 진단·백신 관련 기술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검역본부는 14일 내년 연구·개발(R&D) 사업과 관련해 한국형 구제역 백신 개발 등 50개 신규 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검역본부의 내년 R&D 투입 예산은 총 209억원으로 신규 과제 예산은 67억원 수준이다.

    검역본부는 우선 내년까지 국산 구제역 백신 원천기술을 개발한다. 새로운 백신 조성물 선발연구와 중규모의 생산 공정 개발, 소·돼지를 이용한 효능평가 기준 마련 등 시판 이전단계의 효능검증법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보다 79% 증액된 23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구제역 백신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그동안 영국 메리얼사의 백신을 사용해왔으나 항체형성률이 낮아 농가에서 접종을 꺼리는 현상이 있었다. 구제역이 창궐할 때는 농가에서 불안한 마음에 2~3회 추가 접종을 시도해 백신 품귀현상도 빚어지곤 했다. 방역당국은 올해 러시아·아르헨티나산 백신을 수입해 공급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AI 진단기술을 표준화하고 AI 백신 개발을 위한 유전자원 확보 등도 추진한다. 도살 처분으로 말미암은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사회연결망분석 등을 활용한 역학조사연구도 진행한다. 질병 확산 위험시기와 장소를 선제적으로 찾아내 사전 방역 조처에 나서기 위해서다.

    양돈산업의 위협요소인 돼지호흡기생식기증후군(PRRS) 예방을 위해 2018년까지 한국형 생백신 개발에도 나선다. 수입 진단키트를 대체할 고효율 항체진단법도 구축한다.

    소 방이러스성설사(BVD)의 효율적인 관리방안 연구와 초유를 활용한 한우 송아지 질병 예방제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가축·축산물의 항생제 내성률이 선진국보다 높은 점을 고려해 처방대상 항생제품목을 현재의 20종에서 40종으로 늘리고 항생제 사용 지침을 마련한다. 중요 항생제인 플로르퀴놀론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재 개발도 병행한다.

    국가 항생제 사용·내성 감시체계 강화를 위해 축산분야 항생제 판매량 조사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오리와 반려동물에 대한 내성 감시체계도 구축한다.

    검역본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국외 전염병 유입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러시아와 주변 국가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ASF 국내 유입 가능 경로에 관한 연구와 ASF 매개 진드기의 국내 서식·분포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동남아 5개국과 식물병해충 국제공동연구를 벌여 국내 유입 가능성이 큰 고위험 바이러스 15종과 매개충 10종에 대한 검역대응기술도 개발한다.

    아울러 동물용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 평가지침을 개발하고, 동물용 의약품·의료기기에 대한 품질관리와 안전성·유효성 평가시스템도 구축한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검역본부 기본임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력을 R&D를 통해 확보해나가겠다"면서 "2020년까지 국제동물보건기구(OIE) 인증 표준연구실을 8개로 확대하는 한편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과 동식물질병 관련 연구·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