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요 증시 한 달간 10%↑…中 정부 부양책 기대감 유입국내 증권사 올해 들어 ELS 발행 늘려…2월 이후 급증 흐름일각선 “홍콩 주식시장 지속 상승 국면 판단 어려워” 경고中 경제 구조적 위험 해소 안 돼…손실 재연 가능성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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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부진했던 홍콩 증시가 반등하면서 최근 대규모 손실 사태로 주목받은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증권가에선 홍콩 H지수 반등으로 앞선 ELS 투자 손실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ELS 발행을 늘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홍콩 증시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올해 초 2조 위안(약 378조 원) 규모의 증시 안정화 기금(증안기금)을 투입하면서 홍콩 대표 지수인 H지수와 항셍지수는 각각 19.2%, 13.9% 상승했다.홍콩과 중국 증시는 앞서 지난해 정치적 불확실성과 더불어 미국‧중국 무역 분쟁, 경제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이른바 '차이나 엑소더스'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올해 1월 연저점을 찍었던 홍콩 증시는 중국 정부의 증안기금 투입 계획이 발표되면서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홍콩 증시는 한 달간 8.0% 급등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홍콩 증시가 반등하자 국내 증권사들은 한동안 취급하지 않던 H지수 기초자산 ELS 발행을 늘리고 있다.실제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ELS 월별 발행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지난 2월 228억 원대를 기록한 발행액은 3월 471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지난 4월에는 722억 원으로 급등했다. 홍콩 H지수가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에 맞춰 관련 ELS 발행액이 늘어난 셈이다.증권사별로는 올해 들어 한국투자증권이 89개 상품, 약 672억 원을 발행해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43개‧425억 원), 삼성증권(38개‧281억 원), 한화투자증권(35개‧134억 원) 등이 해당 ELS를 다수 발행했다.다만 업계에선 최근 증권사들이 ELS 발행을 늘리는 데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불러온 H지수 ELS 손실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콩 증시가 재차 고꾸라질 경우, 손실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특히 홍콩 증시가 최근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는 있으나, 장기적이고 추세적인 상승세인지에 관한 판단을 내리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홍콩 주식시장의 급등을 견인한 요인으로는 해외 주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상승에 따른 자금 유입과 4월 말 정치 국회의 전후로 부동산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공동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다만 이번 상승 랠리가 지속되기 위해선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최 연구원은 "위험 선호도 상승으로 홍콩 주식시장의 저평가 국면이 해소될 수는 있겠으나 증시의 꾸준한 상승을 위해서는 여전히 펀더멘털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이에 따라 이번 홍콩 증시의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와 관련된 단기적 불확실성은 완화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중국 성장률 상향 조정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시각 변화로 이어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중국으로 재차 유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박 연구원은 "여기에 고품질 발전 전략에 힘입은 전기차 및 2차전지 등 신산업 분야의 급성장은 미국 등 주요국과 중국 간 신(新) 통상 마찰 및 과잉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지만, 중국 증시와 경제에는 일단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