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연관지어 시뮬레이션 해보는게 중요"

[인터뷰] ③강지은 대홍기획 ECD "디지털화는 크리에이티브의 새로운 기회"

디지털화로 광고 채널·플랫폼 위기, 크리에이티브 다양화 촉진 계기
대홍기획의 성별 불문, 능력·다양성 존중 문화… 女 CD·ECD 비율 40%

김새미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5-28 14:37:14

프로필 사진
  • 트위터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구글 북마크 
  • 네이트온 쪽지 
  •   
  • 프린트
  • 메일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강지은 ECD(크리에이티브솔루션 2본부장, 상무) ⓒ공준표 기자


"(광고의 디지털화로 인해) 광고의 채널이나 플랫폼들이 계속 도전당하고 있지만, 크리에이티브는 더 다양해지고 경계가 사라질 수 있게 됐다."

지난 25일 오후 2시30분 대홍기획 본사에서 만난 강지은 ECD(크리에이티브솔루션 2본부장, 상무)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 광고 환경의 디지털화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

광고 환경이 디지털화되면서 크리에이티브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강 ECD는 디지털화로 인해 오히려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할 기회가 커지고 있다고 봤다.

강 ECD는 "인내심이 없어진 소비자들을 위해 광고의 호흡이 짧아진 경향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제 생각에는 디지털화된 광고 환경 덕분에 광고가 더 다양해지고, 더 유연해지고, 더 넓어지고, 더 경계도 허물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광고의 디지털화로 인해 광고의 채널이나 플랫폼들이 계속 도전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크리에이티브는 더 다양해지고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어 "이전에는 (TV CF의) 15초라는 한계로 제한당했던 팀원들의 아이디어들이 많이 부활하고 발현될 수 있게 됐다"며 "광고인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뽑아내는 건 여전히 광고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역설했다.

대홍기획은 스타트업 디지털 크리에이터에 대해서도 선제 대응하려고 모색 중이다. 소비재를 많이 다루는 광고대행사인 만큼, 보다 소셜친화적인 특성을 살려 디지털화된 환경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 물론 이 같은 고민의 돌파구는 결국 '크리에이티브'로 집약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강 ECD의 주요 캠페인으로는 보건복지부의 금연캠페인, SK이노베이션의 '혁신의 큰 그림(Big Picture of INNOVATION)' 등이 손꼽힌다.

특히 금연캠페인의 경우 지난 2015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3개 부문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큰 호응을 받았다. 해당 캠페인은 국립발레단원이 출연해 흡연으로 고통받는 폐와 뇌를 현대무용으로 표현, 흡연자의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광고 수용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폐암 주세요', '후두암 주세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광고도 강 ECD의 작품이다.

이 같은 광고를 제작한 강 ECD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같은 것을 다르게 말하는 것이 크리에이티브"라며 "모든 마주치는 타깃, 상황, 공간을 광고 미션(브랜드, 제품 등)과 연관지어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가장 많이 한다"고 귀뜸했다.

이어 "마주치게 되는 모든 것들에서 인풋(input)을 얻어오려고 한다"며 "첨단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있는데 청계산에 가서 완전히 정반대의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좋은 광고는 끊임없는 고민 끝에 탄생한다는 얘기다. 강 ECD는 "고민에 고민을 제일 많이 들였을 때 좋은 광고가 나오는 것 같다"며 "광고주들보다 더 많이 시간을 들이고 고민했을 때 제일 자신만만하고 당당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생업에서 오는 절실함에서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을 얻는 것이지, 비결은 따로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강 ECD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서 온갖 방법을 최후의 최후까지 총동원하는 것뿐"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광고주, 유관부서, 스태프, 팀원들과의 협업으로 인한 시너지도 좋은 광고를 탄생시키는 기폭제가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강 ECD는 "어떤 프로젝트를 할 때 팀원과 유관부서, 스태프들, 광고주들까지 모두 이 건에 있어서 '우리는 한 편이다, 한 곳으로 가고 있다'고 느낄 때 제일 전율이 났다"며 "그러면서 결과까지 좋았던 게 금연 캠페인"이라고 강조했다.

▲강지은 ECD(크리에이티브솔루션 2본부장, 상무) ⓒ공준표 기자


◆ 대홍기획, 성별 불문에 능력·다양성 존중하는 조직문화 '강점'

1974년생인 강 ECD는 지난 1997년 광고계에 첫 입문했다. 1999년 이데아 입사를 시작으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멕켄에릭슨,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금강오길비를 거쳐 지난 2014년 10월에 대홍기획에 발을 들여 지난해 2월 여성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가 대홍기획으로 옮기게 이유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여성인재육성 정책에 대한 공감이 큰 영향을 끼쳤다. 강 ECD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념은 '여성 인재가 세상을 많이 변화시킬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홍기획으로 오려고 결심하게 한 데에는 이런 (정책의) 영향도 분명히 있다"고 고백했다.

최근 몇 년전 부터 광고업계에서 여풍(女風)이 거세지고 있다. 여성 CD 팀장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여성 소비자가 늘면서 광고업계 트렌드도 점차 여성적으로 변화한 덕분이다.

그는 "광고업계는 최근 여성 CD 팀장들이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다"며 "소비 타깃 자체가 여성의 비중이 많이 늘었고, 여성이 여성 소비자들을 잘 이해한다는 장점도 있어서 철저히 성과로만 평가하는 광고주들의 선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홍기획은 CD, ECD의 여성 비율이 40%에 이른다. 이는 동종업계 평균(약 18.7%)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그러면서도 강 ECD는 이러한 현상이 여성 우대 정책뿐 아니라 개인의 능력, 다양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강 ECD는 "성별보다는 개인의 능력치,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며 "'두려움 없는 소녀상(Fearless Girl)'도 성별을 불문하고 용기를 주는 캠페인이기 때문에 반향이 컸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열이나 갈등을 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해 사람들이 더 성숙해지고 단합되는 게 좋은 캠페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상을 이상적으로 만드는 게 좋은 광고가 가진 힘"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강 ECD는 "앞으로도 10년, 20년간 광고주한테 '앗, 이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건데요'라는 말을 듣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프로필 사진

  • 김새미 기자
  • saemi0316@newdailybiz.co.kr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