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드 변경 시 부스터 차명다운 놀라운 가속능력 발휘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매우 안정적…과속단속 구간에선 스스로 속도 줄여딱딱한 서스펜션 통해 노면 질감 그대로 전달…편안한 승차감은 다소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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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최신 전기차인 쏘울부스터 EV는 회사의 연구개발 역량이 집약된 모델이다. 1회 충전으로 386km 갈 수 있어, 니로 EV보다 약 6km 긴 주행거리를 뽐낸다.

    여기에 에코, 스포츠 등 전기차에 특화된 4가지 주행모드도 갖췄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정차 및 재출발 기능 포함) 등 최첨단 기술을 탑재해, 더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지원한다. 

    뛰어난 상품성에도 판매량에선 니로 EV와 큰 차이를 보인다.

    기아차가 발표한 7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쏘울부스터 EV 판매량은 109대로, 니로 EV의 1/8 수준이다. 니로 EV는 지난달 782대가 팔렸다. 박스카 형태의 디자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경향이 큰 탓이다.

    쏘울부스터 시승 당시의 만족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엔 전기차 모델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봤다. 시승코스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마을까지 왕복 100km 구간이다.

    시승모델은 쏘울부스터 EV 노블레스 트림이다. 최고출력 150kW(204마력), 최대토크 395N∙m(40.3kgf·m)로 동급 내연기관 차량을 뛰어넘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판매가격은 4830만원이다. 기아차는 이보다 저렴한 프레스티지 트림(4630만원)도 함께 출시했다.

    외관 디자인은 쏘울부스터와 큰 차이를 보인다. 전체적인 보디 컬러의 면적이 가솔린 모델보다 넓다. 클린하면서도 모던한 이미지를 통해 보다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한 기아차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전면부는  냉각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역에 홀을 뚫고 측면은 EV 전용 휠 적용으로 공력 성능을 높이려 했다는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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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석 문을 열고 실내 디자인을 살폈다.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임에도 꽤나 여유로운 공간감이 느껴진다.

    센터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10.25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전기차 관련 모든 정보를 담았다.

    차량 내비게이션을 통해 출발시간, 목표 충전량(50% ~100%), 저렴한 요금 시간대 등 목적을 고려한 예약 충전설정이 가능하다. 대한민국 지도 위에 표시된 동그라미는 현재 주행거리로 국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센터에 기어봉을 없앤 것은 쏘울부스터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다이얼식 기어는 오른쪽으로 돌리면 주행, 왼쪽으로 돌리면 후진하는 방식이다. 기어 왼편 상단에는 버튼식 시동이 자리하고 있고 있다.

    무엇보다 무선충전기능 위치가 매우 좋다. 운전자가 일상적으로 휴대폰을 놓는 기아 상단에 자리하고 있어, 손쉽게 충전 가능하다. 무선 충전이 잘 안되는 일부 수입차와 달리 조금 비뚤하게 놓는다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시동을 켜고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갔다. 첫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이 가볍고 경쾌하다. 핸들링도 매우 부드럽다.

    속도를 끌어올려봤다.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전기차이기에 주행묘미는 그 어떤 고성능카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스포츠모드로 바꾸니 살짝 밟기만 해도 매우 강력한 힘이 바퀴로 전달된다. 일상생활에서 예를 들자면 천천히 달리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등을 확 미는 느낌과 비슷하다.

    에코모드에선 회생제동 시스템이 최대 레벨인 3단계로 기본 적용된다. 이 탓에 가속페달을 떼기만 하면 제동이 걸려 동승자에게 꿀렁꿀렁대는 느낌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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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간단속에선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켰다. 차선유지보조 시스템도 동시에 활성화돼 운전대에 손을 놔도 차선 중앙을 유지한다. 무려 1분 가까이 핸들을 잡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주행한다.

    쏘울부스터 EV에 탑재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플래그십 못지않게 똑똑하다. 고속으로 설정해 놓아도 과속카메라 단속구간에 접어들면 속도를 스스로 줄인다. 제네시스, K9 등에 적용된 최첨단 주행기술이 쏘울부스터 EV에도 그대로 탑재돼 있는 것이다. 

    전기차를 타면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 바로 계기판에 실시간으로 줄었다 늘어나는 주행거리다. 이번 시승 역시 마찬가지였다. 급가속을 하면 주행거리가 확확 줄어드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 반면 패들 시프트에 자리한 회생제동장치를 적절히 활용하면 주행거리가 쉽사리 줄지 않았다.

    다소 딱딱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아쉬운 대목이다. 거칠은 노면은 주행할 땐 그 질감이 그대로 하체에 전달됐다. 또한 과속방지턱 등을 넘을 때도 다른 차량보다 더 튕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쏘울부스터 EV를 시승하며 경제성, 넉넉한 공간, 주행묘미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진 차량이었단 걸 알 수 있었다. 코나보다 큰 패밀리카로 최신 전기차를 고려한다면 이 모델 또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