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자체 설계 CPU칩 맥 컴퓨터 탑재' 계획 밝혀ARM-애플-TSMC, '설계회사-위탁생산' 생태계 큰 축 구성글로벌 전자회사 자체 칩 설계 능력 확보 경쟁 치열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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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PC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자체 개발에 나선 이유는 디바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세서에 대한 통제능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이를 통해 보다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부분에 많은 리소스를 할당하는 등 제품 완성도를 크게 높이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애플은 2007년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 A4(파운드리는 삼성이 담당)를 아이폰에 탑재하면서 모바일 기기에는 이미 자체 개발한 A시리즈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아이폰의 안드로이드 대비 뛰어난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와 소프트웨어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드웨어는 프로세서를 자체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게 업계의 평가다.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은 노트북과 태블릿의 경계가 더욱 빠른 속도로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며 "유사한 하드웨어 기반은 소프트웨어의 통합으로, 그리고 사용자들에게는 디바이스간 유기적 연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디바이스 간의 연계는 애플과 구글에게 매우 유리한 구도 변화"라고 분석했다.업계는 애플의 이번 결정으로 ARM-애플-TSMC 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파운드리(위탁생산) 모델의 가장 중요한 축을 이룰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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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보고서는 "인텔 입장에서 애플은 제4 위 고객(매출 비중 7.4%)인데 애플과의 결별로 인텔은 약 50억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손해 보게 된다"며 "반대로 TSMC는 그만큼의 추가 매출을 거둘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1~3까지는 MOS 테크놀로지 및 시너텍 CPU를, 1984년 맥킨토시부터는 모토로라 68000 계열의 CPU를 사용했는데 모토로라가 핸드폰 사업에 집중하자 1994년 IBM을 새로운 반도체 파트너로 선택했다"며 "그러나 IBM PowerPC가 인텔 펜티엄의 성능을 쫓아가지 못하자 2006년 인텔의 반도체 우산 속에 합류했고 이제 인텔의 신규 칩 개발이 계속 늦어지자 애플은 다시 한번 반도체 전략을 변경해 자신들이 설립을 주도했던 ARM 과 손을 잡은것"이라고 설명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19일 경기도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언급한것도 이처럼 빠르게 합종연횡하는 반도체 시장을 염두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삼성전자도 ‘엑시노스’라는 모바일 프로세서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시스템반도체 양대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파운드리 글로벌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조금 벌어져 있지만 TSMC와 견줄만한 최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아직까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결국 파운드리 사업자들이 글로벌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고성능 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 제품의 양산능력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방산업에서 프로세서 설계사(팹리스, Fabless)가 많아지는 것은 삼성전자와 TSMC같은 선단공정 파운드리 사업자에게 기회"라며 "애플을 비롯해 반도체업종의 밸류체인에서 완제품 브랜드를 보유한 최종고객(End Customer) 또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의 자체 칩 설계 능력 확보 노력은 더욱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