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마트 가성비 라인 ‘배민이지’ SKU 1년 새 40% 확대두부·콩나물부터 우유까지 … ‘990원 균일가’로 소비자 유입유통 성장률 0%대 전망 … 가성비 전략 장기화 불가피
  • ▲ 배달의민족의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에서 판매 중인 자체브랜드(PB) ‘배민이지’ⓒ배민 앱 캡처
    ▲ 배달의민족의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에서 판매 중인 자체브랜드(PB) ‘배민이지’ⓒ배민 앱 캡처
    고물가 장기화와 소비심리 위축이 맞물리면서 배달앱 시장에서도 ‘가성비’가 핵심 경쟁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에서 판매 중인 자체브랜드(PB) ‘배민이지’는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빠르게 몸집을 키우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끌어내고 있다.

    배민이지는 배달의민족이 2022년 7월 선보인 PB 브랜드다. 

    ‘쉽지, 간편하지, 그러니까 배민이지!’라는 슬로건 아래 가격 대비 품질을 강조하며 출범했다. 당시에는 필수 식재료 중심의 제한적인 라인업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고물가 국면이 이어지면서 전략적 중요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배민이지는 1년 전과 비교해 판매 SKU 기준 약 40%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990 균일가’ 전략이다. 

    배민은 만능두부, 콩나물 등 다수 PB 제품을 990원에 판매하며 장바구니 부담을 대폭 낮췄다. 

    반응이 이어지자 지난 7월 10여 개 수준이던 균일가 상품 수는 현재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두부와 콩나물 외에도 우유, 생수, 치즈 등 생활 밀착형 식품들이 주요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한우 정육 국거리용 1++등급 120g'도 베스트셀러다. 배민에 따르면 1인분을 가성비 있게 소비할 수 있도록 기획한 상품이 소비층 공략에 유효했다. 

    배민 관계자는 "990 균일가는 11월부터 본격 노출을 시작해, 전월 동기간으로 비교하면 판매량이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 여력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운 환경에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붙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가성비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소매유통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 조사’에 따르면, 2026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0.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 둔화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소비심리 위축이 67.9%로 꼽혔고, 고물가와 시장 경쟁 심화, 가계부채 부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쇼핑은 전년 대비 3.2%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격 대비 성능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 확산, 배송 서비스 고도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B마트와 같은 퀵커머스 채널에서 가성비 PB 상품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PB가 ‘저렴한 대안’이었다면, 지금은 체감 물가를 낮추는 핵심 수단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며 “배달앱 역시 플랫폼 경쟁을 넘어 가격 경쟁력까지 요구받는 국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