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추석 예매율 45.2%… 코로나에 창가좌석만 예매도공, 文정부 들어 첫 명절 징수… 2017년부터 2872억 면제
  • ▲ KTX 빈 좌석.ⓒ권창회 기자
    ▲ KTX 빈 좌석.ⓒ권창회 기자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재확산에 사상 초유의 비대면 추석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도로공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철도는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반면 고속도로는 면제했던 명절 통행료를 예외적으로 다시 징수하기로 해 적자 부담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10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일과 8·9일 사흘간 추석 연휴 승차권을 예매한 결과 47만석이 팔렸다. 전체 예매 좌석 104만석의 45.2%가 소진됐다.

    전체 열차 좌석 대비 주요 노선별 예매율은 경부선 24.4%, 호남선 27.1%, 전라선 29.6%, 경전선 26.0%, 강릉선 17.3% 등이다.

    귀성객이 가장 많이 몰린 날은 추석 전날인 9월30일로, 이날 하행선 예매율은 42.6%(경부선 45.3%·호남선 47.2%)였다. 귀경은 연휴 마지막 날인 다음 달 4일에 몰려 상행선 예매율 36.9%(경부선 39.6%·호남선 41.9%)를 기록했다.

    코레일은 이번 예매 결과가 전체 좌석(201만석)의 23.5%에 그쳐 저조하다는 견해다. 지난해 추석 예매에서 85만석이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예매율이 지난해의 55.5%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올해 예매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승객 거리두기 차원에서 전체 좌석 201만석 중 창가좌석 104만석만을 대상으로 했다. 예매용으로 풀린 좌석만 놓고 보면 예매율은 지난해 42.3%, 올해 45.2%로, 되레 올해가 높다.

    코레일은 정부의 코로나19 재정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이중고를 겪고 있다. 승객이 급감하며 적자에 허덕이지만, 기간산업으로 운행을 멈출 수도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손병석 사장은 지난달 19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승객 수요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영업적자는 상반기 6000억원 규모이고 심하면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 고속도로.ⓒ연합뉴스
    ▲ 고속도로.ⓒ연합뉴스
    반면 도로공사는 올 추석 적자 부담이 다소나마 줄어들 전망이다. 문 대통령 대선공약에 따라 그동안 명절 연휴 기간(사흘간)에 통행료를 받지 않았지만, 올 추석은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동자제를 권고하면서 통행료를 다시 받기로 해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7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국민이 섭섭하실 텐데 일단 올해 추석에는 고속도로 이용료를 받는 쪽으로 할 것"이라며 "꼭 이동해야 할 분은 하셔야 하는데 가능하면 이동을 줄여주십사 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거기 들어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지난 2017년 추석 연휴(10월3~5일)를 시작으로 올해 설 연휴(1월24~26일)까지 총 2872억원의 통행료를 면제했다. 통행료는 도로공사의 주요 수입원이다.

    도로공사도 코레일처럼 만성 적자에 허덕인다. 2018년 말 현재 부채 규모는 28조1129억원에 달한다. 매년 두 차례 명절 통행료 면제로만 9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 올 추석은 적잖은 국민이 철도나 버스 등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해 귀성길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도로공사로선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적자 부담을 덜 기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