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론-머디워터스, 이스라엘 스타트업 저격나녹스 기술 사기 의혹 불거져... 주식 40% 폭락2대 주주 SKT 비롯, 한국 서학 개미들 피해 우려"아니면 말고"… 허위 사실 기반 공매도 수익 챙기기 빈축
  • 나녹스의 디지털 기술 X-ray 촬영장비 '나녹스.아크'. ⓒSKT
    ▲ 나녹스의 디지털 기술 X-ray 촬영장비 '나녹스.아크'. ⓒSKT
    "아니면 말고."

    미국의 공매도(空賣渡) 세력이 검증이 안된 사실로 투자자 불안을 부추기고,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차세대 디지털 엑스레이 업체 '나녹스(Nano-x)'에 대한 기술 사기 의혹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녹스는 이스라엘 의료 벤처 기업으로,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기술을 토대로 가격이 싸고 성능이 뛰어난 디지털 엑스레이(X-ray) 촬영기기 '나녹스.아크(Nanox.Arc)'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 올해 두 차례에 걸쳐 2300만달러(약270억원)를 투자, 나녹스 2대 주주에 오르면서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소위 '서학 개미(해외 주식 직접 투자자)'들도 나녹스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2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나녹스 주식은 총 1억 26만달러(약 1200억원)로, 나녹스 전체 지분의 7.4%에 해당한다. 

    하지만 미국의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인 '시트론 리서치(Citron research)'는 최근 나녹스가 미국 식약처(FDA)의 제품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어 미국 공매도 투자 업체인 '머디워터스(Muddy Water)'가 22일 트위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나녹스의 디지털 엑스레이 차세대 영상촬영기기 시연 비디오 영상이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나녹스에 대한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시트론과 머디워터스의 공격에 나녹스 주가는 11일 기준 64달러에서 21일 28달러까지 폭락했다. 23일(현지시간) 기준으로도 29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요즈마, 폭스콘, 후지필름 등)은 나녹스 기술의 근간인 FED(Field Emission Display)는 소니(Sony)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장기간 개발한 미래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나녹스가 해당 기술과 개발진을 인수해 디지털 엑스레이로 응용했다는 점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는 스타트업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주요 투자자들은 나녹스에 대한 1년 간의 기술 검증을 통해 투자했다고 주장한다. 나녹스의 디지털 엑스레이 차세대 영상촬영기기 '프로토타입(Prototype)' 역시 이스라엘 대형 병원에 설치돼 있다는 점에서 머디워터스가 의혹을 제기한 부분도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세력이 고의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려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매도 리포트는 통상 기업들이 성장과 제품 상용화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악용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이기 때문이다. 실제 시트론은 과거에도 테슬라, 엔비디아, 니콜라 등을 나녹스와 유사한 방법으로 공격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공매도 세력에 투자자들이 휘둘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앞서 시트론이 폭락을 예견한 테슬라, 엔비디아, 모빌아이, 쇼피파이 등은 공매도 리포트 이후 100~1000% 수익을 내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공매 세력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골라, 리포트 전후로 숏포지션(공매)을 취하고, 재빨리 롱포지션(매수)으로 전환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취한다"며 "아니면 말고식으로 검증이 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신중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