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PO 시장 5조9000억원 자금 몰려, 올해 최대 12조 전망LG에너지솔루션·카카오뱅크 등 시장 추산 기업가치 수십조원대개인 공모주 참여 확대·막대한 자금에 유동성 장세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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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공모주 시장에 조(兆) 단위 기업 가치를 보유한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올해 IPO 공모시장은 지난 5년간 평균 공모금액인 5조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12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5일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IPO 시장의 공모금액은 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8조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다.코로나19 여파로 공모 기업 수는 줄었지만, 규모 면에서는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총 112개사다. 이는 2015년(117개) 이후 최근 7개년 중 최저치다.반면 대어급인 빅히트(공모금액 9625억원), SK바이오팜(9593억원), 카카오게임즈(3840억원) 등과 ESR켄달스퀘어리츠(3573억원), 제이알글로벌리츠(4850억원) 등 6개 리츠회사들이 시장을 이끌었다. 특히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871대 1)과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955대 1)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IPO 시장은 지난해 기록을 훌쩍 넘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 주식 수 기준으로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지만 공모금액 측면에서는 사상 최고치 갱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IPO 예정기업 수는 약 120~140여개, 공모금액은 10조5000억~1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올해 상장 계획 기업 가운데 공모금액이 조단위가 넘는 대어급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꼽힌다.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 독립한 LG에너지솔루션이다. 증권가 추정 기업가치만 50조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 공모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사상 최대 공모규모를 쓴 기업은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4조8881억원)이다.온라인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 크래프톤 역시 기대감이 높은 기업이다. 시장이 추산하는 기업가치는 30조원에 이른다.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20조9000억원)를 가볍게 제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도 상장 후보군이다. 상반기 카카오페이가 증시에 입성한 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가 하반기 IPO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시장 추산 기업가치는 최대 40조원이며, 카카오페이(7조~10조원)와 카카오페이지(2조~4조원)도 각각 조 단위로 거론되고 있다.SK그룹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IET,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의 IPO를 준비 중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 야놀자, 티몬, 쏘카 등 기업가치 1조 이상의 유니콘 기업들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개인 투자자가 배정받는 공모주 물량이 기존 20%에서 25~30% 확대된 만큼 대어급 업체들의 공모 청약에 대한 참여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개인 청약자 물량 중 50% 이상은 균등 방식으로 배정되면서 소액 청약자들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점도 탄력 요인으로 꼽힌다.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공모에 유입되는 막대한 청약 대금으로 인해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며, 상장을 준비하던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