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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바꾼 기아가 내놓을 첫 전기차는 어떤 모습일까.
베일을 벗은 현대차 아이오닉 5가 호평을 얻고 있는 가운데 내달 선보일 기아 CV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행거리가 500km 수준으로 전해져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형제기업인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브랜드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선의의 경쟁구도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기아는 3월 말 E-GMP 기반의 순수 전기차 CV(코드명)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차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아 전기차 브랜드인 'EV'에 1~9의 숫자가 붙은 형태가 유력하다. 앞서 기아는 사명과 로고를 변경하며 전기차명을 EV1~EV9로 발표한 바 있다.
알려진 제원에 따르면 기아 CV는 1회 충전에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이는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보다 70km 이상 길다. 현대차는 23일 아이오닉 5를 공개하며 주행거리를 최대 430㎞이라 밝혔다.
또한 CV는 4분 충전으로 1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을 뜻하는 제로백은 3초에 불과하다. 국내 시장에는 오는 7월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고속충전 속도와 제로백은 아이오닉 5와 비슷하다. 하지만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주행거리에서 아이오닉 5를 압도한다는 대목에서 기대감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똑같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돼 실내공간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공개하며 가격대를 5000만원 초반에서 중반대로 책정했다. 따라서 아이오닉 5는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3000만원 후반대에서 구입 가능하다.
제원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기아 CV 또한 아이오닉 5와 비슷한 가격대로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사의 첫 전용 전기차 출시는 현대차 장재훈 사장과 기아 송호성 사장의 자존심 대결에도 불을 지필 전망이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지난 23일 아이오닉 5 출시행사를 직접 이끌었다. CV 출시행사 또한 송호성 사장이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동화 시대를 이끌 첫 전용 전기차 출시에 양사 수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두 모델 출시가 단순한 차량 출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쫓기는 쪽은 현대차 장재원 사장이다.
기아는 CV 출시에 앞서 중대형 세단 K8을 우선 선보였다. 시장에서는 그랜저를 잡을 올해 기대주로 K8을 주목하고 있다. 반응도 폭발적이라 일각에선 그랜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전동화 모델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크다"며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첫 전용 전기차를 내놓으며 어떤 모델이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양사 수장의 자존심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