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계약학과마저 줄줄이 미등록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미등록률 220%지방대 의대와 합격선 비슷… "의대로 빠졌을 가능성"
  • ▲ 의대 입시 홍보 현수막.ⓒ연합뉴스
    ▲ 의대 입시 홍보 현수막.ⓒ연합뉴스
    '의대 선호' 광풍에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계약학과마저 미등록 사태가 벌어지면서 연세대와 고려대가 사상 처음으로 추가 모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2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2024학년도 정시모집 결과 추가 합격자를 포함 총 55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정시 최초 합격자 25명 중 23명(92%)이 등록을 포기한 데 이어 추가 모집에서도 32명이 미등록한 것이다. 등록 포기율(미등록률)은 220.0%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학과의 미등록률은 130.0%였다. 90%포인트(p)나 늘어난 수치다.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기업이 요구하는 특정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한 학과를 말한다. 졸업 후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졸업 후 안정적인 대기업 행을 포기했다는 말이 된다.

    고려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계약학과인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는 10명 모집에 1차로 7명이 등록을 포기하더니 추가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2차 등록에서도 미등록이 이어져 등록 포기율 140.0%를 기록했다. 지난해 50.0%보다 급상승했다.

    현대자동차의 계약학과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도 미등록률이 105.0%로 지난해 50.0%보다 크게 올랐다.

    등록을 포기한 합격생 다수는 지방대 의대나 서울대에 동시 합격해 이탈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와 고려대 계약학과는 지방대 의대와 합격 점수가 비슷하다.

    연·고대 계약학과 합격자의 대거 이탈 소식은 의대 증원 발표로 이공계열 학과의 입결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연·고대에서 처음으로 추가 모집이 시행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추가모집은 수시와 정시에서 정원을 못 채운 대학이 학생을 추가 선발하는 마지막 단계다. 대학들은 21일부터 추가모집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