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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미국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으로 코스피지수가 맥을 못추는 동안 거래대금이 급락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증권사 호실적을 받쳤던 채권, ELS(주가연계증권), IPO(기업공개) 같은 IB 관련 수수료 등이 이미 힘을 잃은 상황에서 4분기 유일한 희망이었던 거래대금까지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인 것. 증권사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는 대목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일까지 13거래일 동안 코스피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원대로 떨어졌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의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서 국내에서 외국계 자금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증시 규모는 더욱 축소될 수 밖에 없어 향후 전망은 비관적이다.
이미 증권가는 지난 3분기 거래대금 감소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56개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7472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분기 보다 4534억원(37.8%) 감소했다.
특히 수탁수수료가 1조2160억원으로 주식거래대금 감소 및 개인투자자 비중 감소로 인해 전분기대비 1537억원이 줄었다.
ELS 등 파생상품 운용손실로 2분기 1조2640억원에서 3분기 386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9.4% 급감한 자기매매이익 부문이 실적감소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익성악화가 다소 가려졌지만 4분기에는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줄어든 수수료수익분이 곧바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급증했던 거래대금이 하반기 들어 급격히 줄어들게 되면서 4분기 실적은 역기저효과까지 반영돼 주요 증권사들의 '어닝쇼크'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5조8000억원, 지난해 6조원으로 부진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2분기에 10조원을 돌파함에 따라 상반기 대다수 증권사들이 깜짝실적을 발표할 수 있었다.
반면 상반기에 비해 미국의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채권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급증했던 회사채 발행과 IPO로 개선된 증권사 IB 관련 수수료 수익도 증권사간 수수료 경쟁으로 약발이 다했다.
결국 거래대금 증가만이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도 증권사 수익개선의 거의 유일한 대안이지만 이마저도 증시침체가 이어지면서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올해 3분기까지 브로커리지를 통해 수익을 많이 냈던 증권사들이 4분기에는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올해 3분기까지 브로커리지를 통해 2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 침체로 거래대금이 하락 중인데다 해외 역시 어느 한 곳 양호한 시장이 없어서 대우증권의 브로커리지가 4분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악의 경우 적자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타 증권사들도 4분기 마감을 앞두고 고민이 깊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2분기 정점을 찍은 이후 3분기 들어서는 회사가 다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중"이라며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