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국인투자자 매수제 몰려 주가 7% 급등삼성전자 자사주 10조 매입…3개월내 3조 소각증권가 "HBM 개선, 반등 기대"…조직개편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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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대로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개인투자자 대량매수로 5만3000원대를 회복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 주가방어 의지를 드러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 개선과 삼성전자 인사 쇄신에 대한 기대감도 반등세에 심을 실어주는 분위기다.17일 한국거래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33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2021년 9만원대를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6만∼7만원대에서 횡보하다 미국 대선 이후 HBM 밸류체인 소외, D램 경쟁력 저하 등 우려로 급격한 하향세를 기록했다.52주간 신저가가 이어진 끝에 지난 14일엔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만전자'로 내려앉았다.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저가매수세에 외국인의 대량 매수세가 몰리며 지난 15일 주가는 7% 급등해 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1년간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을 전해 수익률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이번 자사주 매입은 2017년 9조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이후 7년만에 이뤄진 조치다.특히 삼성전자는 10조원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내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다.통상 증권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식 1주 가치를 높이고 경영진의 주가방어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되는데, 실제 2017년 자사주 매입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9개월만에 2배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이에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앞선 하락에 대해 삼성전자 실적과 AI(인공지능)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과반영됐고 추후 HBM부문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여러 악재를 기반영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가 할인요인으로 작용했던 HBM 시장 진입 지연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메모리 부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주목받고 있다"고 내다봤다.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현 주가는 역대급 저평가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HBM 수주와 분기 증익 전환 가시성이 확보된다면 폭발적인 주가 상승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실적이 뒷받침됐던 지난 2017년 대규모 자사주 매입 당시와 현재는 매입 배경이 달라 주가 부양예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연내 이뤄질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은 또다른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전자는 통상 12월초에 사장단과 임원인사, 조직개편을 순차적으로 단행한다. 다만 지난해 경우 예년보다 일주일 앞당긴 11월말에 인사가 이뤄졌고 올해도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당선, 반도체 부문 불확실성 등 부정적 변수가 적잖다"며 "단기적 해법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전략과 비전이 제시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