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인수전 '의대 유지'가 관건
  • ▲ 지난해 6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서남대 총학생회, 교수협의회 관계자 등이 '서남대 정상화 촉구 교육부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해 6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서남대 총학생회, 교수협의회 관계자 등이 '서남대 정상화 촉구 교육부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의과대학 폐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존폐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서남대학교의 새 주인 찾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북 남원캠퍼스에 의대를 운영 중인 서남대를 놓고 명지병원, 예수병원 등이 공개적으로 인수 계획을 내놓았지만 재정 능력 등을 이유로 좌절됐었다. 재정 운영에 어려움 등으로 폐교 위기에 몰린 서남대 입장에서 재정 기여자 선정은 절실하다.

    지난 1월 열린 서남대 학교법인 서남학원 이사회 회의에서 다뤄진 '경영쇄신 방안'을 놓고 김경안 총장은 "새로운 법인이 들어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난항을 거듭하던 서남대 새 주인 찾기는 최근 들어 여러 곳이 인수 계획을 내놓으면서 존립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남대 관계자는 11일 "여러 곳에서 대학 정상화 기여 제안서를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학생, 교직원 등을 상대로 설명한다고 하는데 어느 곳에서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진대, 서울시립대, 한남대 등이 서남대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적극적인 의사를 보인 곳은 부산 온종합병원과 삼육대다.

    인수 확정에 필요한 것은 재정 기여 여부다. 새 주인은 서남대 설립자인 이홍하씨의 교비 횡령액, 교직원 임금체불액 등 수백억원을 보전하고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 정상화를 위한 지속적인 재정 기여가 필요하다.

    의대 유치에 관심이 높은 삼육대 학교법인인 삼육학원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정상화 기여 방안을 서남대 법인에 제출할 예정이다. 삼육서울병원 등을 운영 중인 삼육학원은 서남대 인수로 의료인 육성, 지역 경제 활성화, 학생 학습권 보장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삼육대 관계자는 "의대를 중심으로 한 정상화 방안과 함께, 남원캠퍼스를 중심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대 인수 계획을 내놓은 온종합병원은 2020년까지 약 15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인수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온종합병원은 먼저 200억원을 서남대에 전달한 상태다.

    온종합병원 관계자는 "지속적인 재정 투자로 서남대를 살리고자 하는 부분을 병원장께서 이야기 하셨다. 서남대 임금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억원을 입금했고, 올해 150억원을 더 지원하는 방향도 나왔다. 의대만이 아닌 대학 인수가 확정된다면 영남과 호남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의학교육 인증평가' 결과다. 서남대 의대는 2013년 의평원 평가에서 불인증 판정을 받아 존폐 위기에 몰렸었다. 소송 등을 통해 의대 신입생 모집을 진행했지만, 올해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의평원 인증에서 '불인증' 판정이 나온다면 학생 모집이 정지될 가능성이 남겨져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남학원 이사회 회의에서 김화진 이사장은 "의대는 어떻게든 유지, 발전시키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남대 측은 "의평원으로부터 불인증 통보를 받았다. 이에 재심사를 요청한 상태다. 불인증으로 인해 (의대)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이 정지될 수 있다. 폐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중이다. 법인이 새로 들어선다면 인증유예 가능성이 있어 대학 정상화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심을 통해 인증유예를 받는다면 새 법인의 재정 기여로 학교 정상화로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서남대는 다소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의평원은 아직 평가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공식 자료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서남대 인수 의사를 밝힌 곳들은 모두 서남의대를 통한 발전 계획을 내놓고 있어, 사실상 의평원 결과에 따라 향후 대학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 관계자는 "사실 의대가 있기에 서남대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다. 의대가 없는 서남대는 그만큼 인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의대를 유치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인수전의 중요 요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