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사업 흔들리고 신작 흥행 부담 지속 … 성장동력 확보 과제미르 IP 중국 가치 재조명 … 9200억원 경영권 프리미엄이 결단 이끌어
  • ▲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위메이드
    ▲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위메이드
    국내 1세대 게임사 위메이드가 중국계 투자 플랫폼 네오펄스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위믹스 해킹 사태 이후 블록체인 사업이 흔들리고 게임업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갖춘 '미르(MIR)' 지식재산권(IP)과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미래 성장 전략이 이번 결단의 배경으로 꼽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이사 의장은 자신이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39.33% 전량을 네오펄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금액은 약 9200억원으로, 현재 위메이드 시가총액을 크게 웃도는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박 의장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경영권 매각보다 위메이드의 다음 성장 전략에 무게를 둔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의장은 지난 2024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회사 체질 개선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취임 직후 '내실 경영'을 선언하고 조직 효율화와 개발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으며, 올해 초에는 핵심 IP인 '미르의 전설2'를 기반으로 한 '미르M: 모광쌍용'을 중국 시장에 출시하는 등 중국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왔다.

    그러나 위메이드를 둘러싼 사업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위믹스 해킹 사고 이후 블록체인 사업은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고, 게임 시장에서는 대형 신작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여기에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게임 개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대규모 기술 투자와 글로벌 사업 역량 확보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미르 IP는 위메이드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네오펄스 역시 위메이드의 MMORPG 개발 역량과 미르 IP의 중국 내 사업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주요 IT·게임 기업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신작 개발과 AI 기반 게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박 의장도 이번 거래의 배경으로 글로벌 시장과 AI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더 큰 시장으로의 확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며 "한국 시장만으로 회사의 미래를 그리던 시대는 지났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가장 큰 기회는 미르 IP가 중국에서 여전히 거대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미와 유럽이라는 또 하나의 큰 시장을 우리의 성장으로 전환하려면 그에 걸맞은 파트너와 자원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AI 역시 핵심 이유 중 하나로 제시했다. 박 의장은 "AI는 게임을 만드는 방식도, 즐기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며 "이 흐름에 끌려가는 회사가 아니라 앞서 이끄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거래는 아직 최종 종결 전 단계다. 박 의장은 "최종 절차와 잔금 납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지금과 같이 회사를 책임지고 이 전환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위메이드는 제게 자식과 같은 회사"라며 "부모가 다 자란 자식을 더 큰 세상으로 떠나보내듯 언젠가는 한 걸음 물러나 그 성장을 응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단순한 경영권 이전을 넘어 국내 게임사의 글로벌 전략과 AI 경쟁이 맞물린 상징적인 거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미르 IP와 네오펄스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가 향후 위메이드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