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성장 악재' 티그라이 내전 여파로 채무 재조정 모색잠비아·가나·스리랑카 이어 채무불이행…개도국 재정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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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동부의 에티오피아가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 국가군에 포함됐다.에티오피아는 11일 3300만달러(약 430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고, 25일(현지시각) 유예기간 종료까지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이로써 에티오피아는 잠비아, 가나, 스리랑카를 포함해 최근 몇년간 유로본드에 대해 채무이행을 하지 않은 개발도상국 중 하나가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의 아메드 시데 재무장관은 21일 국영 TV에 에티오피아 정부가 "모든 채권자에 같은 방식으로 대우하길 원했기 때문에" 지불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재무부의 개혁 담당 수석 고문인 힌자트 샤밀은 25일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으며 지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에티오피아는 지난달 채권단과 부채 상환 중단에 합의한 바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부채 재조정과 관련해 채권자들에게 분할상환 만기기간을 2028년 7월에서 2032년 1월까지로 늦추고 이자율도 현행 6.625%에서 5.5%로 낮추도록 요구했다. 단 액면가는 10억달러(1조3000억원) 규모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이다.이달 초 채권단은 에티오피아의 디폴트 결정에 대해 불필요하며 불행한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에티오피아는 주요 20개국(G20) 채무 재조정(Common Framework) 프로그램을 통해 재협상을 모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잠비아 및 가나와 부채 구조 조정안에 진전을 보인 이후 추진력을 얻기 시작했다.앞서 에티오피아는 북부 티그라이 지역의 내전이 투자심리와 경제 성장에 악재가 되면서 2021년부터 채무 재조정을 모색해왔다.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약 2억3000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약 1억3000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다. 신흥 경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로부터는 내년 1월1일 정회원 초청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