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악화 뇌관 PF 사업 회복 기미 요원PF조직 축소…WM 조직 강화 및 디지털자산 신사업 추진 분주부동산 투자 추가 손실 가능성 여전…"WM로 수익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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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증권사 실적 악화 뇌관으로 거론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사업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는 내년 먹거리 확보를 위해 전통 수익원인 자산관리(WM)를 강화하고,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자산 신사업 추진에 분주하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들의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에선 내년 사업계획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다.우선 PF 사업 회복이 더뎌지면서 기업금융(IB)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IB 부문을 대폭 줄이는 모습이다.
최근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관련 3실·1담당·6팀을 폐지하는 방향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1본부 내 대체사업실, 대체금융팀과 부동산구조화팀이 폐지됐고, 부동산투자실은 신사업투자실로 명칭을 바꾸면서 부동산투자팀 네 곳 중 하나를 없앴다. 지난해 신설했던 IB2본부 산하 복합금융(CF)실과 자본시장담당 조직도 폐지했다.
메리츠증권은 IB사업부문 3곳의 본부를 단일 본부 체제로 통합하고 기존 2·3본부는 팀 단위로 축소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조직개편을 통해 부동산PF사업부를 기존 7개에서 4개 본부로 통·폐합하며 해외부동산 사업을 축소했다.
하나증권은 부동산 관련 IB 부문 산하에 기존 프로젝트금융본부, 개발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 등 3본부 체계에서 이를 2본부로 축소 개편한다.
이는 그간 증권사들의 실적을 발목잡았던 부동산 투자 사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말 레고랜드 사태로부터 불거진 증권사들의 PF 부실과 해외부동산 손실 등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이미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 대손비용을 반영했지만 잠재적인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연말부터 내년 2월 사이 부동산 PF 만기가 집중 도래하는 가운데 일부 건설사를 중심으로 위기설이 재점화되며 시장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영업 환경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의 부동산 PF와 유동성 리스크도 완전한 정상화 여부를 단언할 수 없는 만큼 예기치 못한 부동산 부실 문제가 추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WM부문 강화로 위기 돌파
부동산 관련 IB 조직은 줄이는 대신 증권업의 핵심인 WM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하나증권은 중앙지역본부와 남부지역본부를 신설,지역 영업 활성화를 통한 영업력 극대화로 시장지배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영업 추진과 관리본부를 통합하고 상품별 영업 추진 기능을 강화해 수익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WM부문을 강화했다. WM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WM사업부를 총괄해온 허선호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WM사업부에는 고객자산배분본부 조직을 배치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리테일 부문 기존 프라이빗뱅커(PB)본부와 WM사업부를 통합해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PWM)사업부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고소득자산가 대상 서비스에 집중한다.
한화투자증권도 WM 부문의 도약을 위한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WM본부를 WM부문으로 격상하고 산하에는 연금본부와 리테일본부 등 2개 본부와 WM전략실과 플랫폼전략실 등 2개실로 운영하기로 하는 등 관련 조직을 키웠다.
STO 등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진출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도 분주하다.
하나증권은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자산센터를 만들어 토큰증권STO, 핀테크 등 신규 비즈니스를 가속화한다. SK증권은 디지털 금융의 강화 및 미래 비전 제고를 위해 디지털마케팅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배치했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기업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과거 증권사 실적을 견인했던 PF 관련 손실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WM부문에서 수익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는 분위기는 적어도 내년까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