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문 참여 PF사업 EOD 기간 도래회사 측 "EOD 확정은 아냐"부동산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시장 침체 장기화 여파
  • 하이투자증권이 금융자문을 진행해온 울산 지역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내내 PF 부실 우려로 곤욕을 치러왔던 하이투자증권이 새해 들어서도 압박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이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 A시행사와 추진해온 개발사업이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 토지는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지방세 체납으로 압류됐다. '90일 이내에 압류를 풀지 못하면 기한이익이 상실된다'는 계약조항에 따라 지난 15일 EOD 기간이 도래했다. 

    다만 선순위 투자자가 EOD 선언을 유보할 수 있는데, 현재 내부 검토 중으로 당장 EOD가 확정된 건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탁원부상 사업지의 채권금액은 약 900억원이다. 사업장의 유동화자산 만기는 2월말까지다.

    이외에도 하이투자증권이 경주 황성동에서 B시행사와 추진해온 아파트 개발 사업도 지난해 말 EOD가 도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2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차환에 실패함에 따라 지난 4분기 전액 손실 처리했다고 밝혔다. 

    새해 들어서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의 PF 익스포저의 건전성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말 기준 PF 익스포저는 약 9801억원으로 자기자본의 70.1% 수준이다. 이 중 브릿지론이 57%, 중·후순위 비중은 73%에 이른다. 이는 변제순위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 위험도가 높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하이투자증권(A+)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PF 위기감이 고조되자 하이투자증권은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다. 

    연말 조직개편에서 영업 부문 리스크 관리를 강화를 위해 투자심사실을 투자심사본부로 확대했다. 사후관리실도 신설해 산하에 사후관리부를 편제했다. 

    우발채무 규모도 지속해서 줄여나가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전체 우발채무 비율은 80.2%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으며, 특히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의 규모는 9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었다. 

    다만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PF 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실 익스포저 확대가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자산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