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무성…임기만료 앞둔 현직 CEO 거취 주목금융당국 입김도 변수…"업계 대변할 인물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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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2월 3일 임기 만료를 앞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일찌감치 연임 도전을 포기하면서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전직 증권사 CEO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임기 만료를 앞둔 현직 CEO들의 결정은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요소로 꼽이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차기 협회장 인사와 관련한 움직임도 변수로 꼽힌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투협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업계는 지난달 까지도 황영기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뒀지만 새 정부 출범 후 물갈이 기조 등이 겹치며 임기 만료 두달을 앞두고 황 회장이 돌연 연임 포기의사를 전달했다.


    유력 후보가 일찌감치 빠지면서 차기 협회장 인선은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장이나 한국거래소 이사장 출신 등 다수의 인사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인사는 '전직' 사장들이다.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은 일찌감치 스스로 도전의사를 밝혔다.


    또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운용 대표 등을 비롯해 장승철 전 하나금융투자 사장, 홍성국 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사장 등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한때 금투협 또는 한국거래소 등 업계는 물론 유관기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최근까지 증권업 현장 일선에 몸을 담았던 인사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임기만료를 눈앞에 둔 현직 증권사 CEO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해 말과 내년초는 특히 주요 증권사 CEO들의 임기만료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증시 호황, 본격 초대형IB 개막 등으로 각 증권사들의 실적은 뛰어나지만 안팎의 정치지형도 변화에 따라 연임을 장담할 수 없는 CEO들이 유난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된 인사들은 물론 현직 증권사 CEO들은 협회장에 큰 관심이 없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협회장 도전의 뜻을 공식화한 유일한 현직 사장으로, 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마무리된다.


    반면 대다수 현직 증권사 사장들이 아직 협회장 도전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현 회사에서 연임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장이라는 새로운 업무에 도전하기 보다는 CEO 연임 도전이 더욱 가능성이 높고 안전한 선택"이라며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도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연임에 실패해 야인으로 나올 경우 언제든 강력한 차기 협회장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사장 인사 결과는 여전히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기 협회장의 또다른 변수는 금융당국의 시그널이다.


    황 회장이 연임에 도전했다면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연임 도전을 고사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황 회장이 '현 정부와 결이 안 맞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좋다는 의견도 많다'며 연임 포기 이유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최근 대기업 그룹에 속한 회원사 출신이 후방지원을 받아 금투협회장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견을 보인 점도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대형증권사 CEO 출신이 금투협회장 자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일단 정부와 금융당국의 코드와 맞아야 된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며 "자본시장 전문가가 아닌 제3의 인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경우 예상되는 업계 내 반발이다.


    증권업이 재도약 기회를 맞은 상황에서 정부와 당국이 규제 중심의 정책을 펴고, 이 기조에 맞는 인사를 금투협회장으로 추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벌써부터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당국의 입맛대로 협회장이 선임될 경우 증권사 56곳, 자산운용사 169곳, 선물사 5곳, 부동산신탁사 11곳 등 241개 정회원의 자율 투표를 통해 이뤄지는 회장 선출 과정 자체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차기 협회장은 공모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순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복수 후보가 선정되면 1월 말 임시총회에서 최종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