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달리 교통 혼잡도 없어
  • ▲ 인천지하철 2호선 내부 모습. ⓒ KBS 화면 캡처
    ▲ 인천지하철 2호선 내부 모습. ⓒ KBS 화면 캡처

    개통 첫날 전동차 전력공급 중단 등의 이유로 모두 6차례나 열차가 멈춰서면서, 시민들의 불신을 자초한 인천도시철도(인천지하철) 2호선이 평일 운행 첫날인 1일, 사고나 고장 없이 순조로운 운행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는 개통 첫날인 지난달 30일, 여섯 차례에 걸쳐 다양한 고장 및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개통 첫날 인천지하철 2호선을 이용한 승객이 사전 예측치의 97.5%인 10만5,539명에 달해, 평일 운행 첫날인 1일부터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많았다.

앞서 인천교통공사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이용하는 시민이 하루 10만8천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운행 첫날인 토요일 이용승객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사전 예측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1일 오전 인천지하철 2호선은 비교적 한산했다. 오전 7시가 넘은 출근시간대에도 인천 2호선은 크게 붐비는 모습 없이 안정적으로 운행됐다.

개통 첫날부터 ‘사고철’이란 달갑지 않은 소리를 들어야했던 각종 고장 및 사고발생도 자취를 감췄다.

기관사 없이 무인으로 운행되는 인천 2호선은, 개통 첫날은 30일 오전부터 전력공급중단, 전동차 출력이상, 신호장치 통신장애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불안을 가중시켰다.

종합관제센터가 원격으로 제어하는 인천2호선은, 전동차 혹은 역사에서 사고나 고장이 나면 전 구간 운행이 중단된다. 첫날 6차례의 고장 및 사고로 운행이 중단된 시간은 78분이나 된다. 운행 중단으로 승객들은 열차를 옮겨 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인천2호선은 운행 이틀째인 31일부터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운행 3일째인 1일에도 고장이나 사고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안전운행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배차간격이나 정위치 정차도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다는 평이다.

시승식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을 받았던 불안한 승차감도 크게 개선됐다. 다만 아직도 일부 회전구간 등에서 쏠림 혹은 진동현상이 나타나는 건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평일 운행 첫날 예상과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직장인 휴가와 학생들의 방학이 맞물리면서 이용객 자체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인천교통공사 측이 출근시간대 배차간격을 3분으로 줄인 것도, 혼잡도를 줄이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교통공사 측은 개통 첫날 사고와 관련해 “고장 원인을 모두 파악해 고쳤다. 승객들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2호선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승객들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승객들은 대부분 “인천2호선 개통으로 출퇴근이 한결 편리해졌다. 안전에도 문제가 없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직장인 휴가와 방학이 끝나는 이달 중순부터 2호선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안전관리 대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천 서구 검단오류역~남동구 운연역까지 29.1㎞ 구간을 오가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경인선 국철 및 공항철도와 연결돼, 인천은 물론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인천시는 부족한 대통교통망 확충을 위해 2009년 6월, 2조2천여억원을 들여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착수했다.

인천 2호선은 경인선 주안역, 공항철도 검암역, 인천 1호선 시청역에서 갈아 탈 수 있다. 서울지하철과의 연결을 위한 공사가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2020년에는 서울지하철 7호선 석남역에서도 환승할 수 있다.

인천지하철은 당초 2014년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공사 일정 및 계획이 변경되면서 개통 시기가 올해로 미뤄졌다.

인천 2호선의 가장 큰 특징은 전동차가 무인으로 운행된다는 점이다. 인천 2호선 궤도를 달리는 전동차는 무인 시스템을 채택한 2량 경전철이다. 이용객이 급증하는 경우, 최대 4량까지 편성할 수 있다. 무인 경전철 운행은 경남 김해, 경기 용인·의정부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다.

인천 2호선의 운행은 종합관제센터가 원격으로 자동 제어한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인천2호선에 양방향 무선통신 열차제어(CBTC) 시스템을 적용했다.

인천교통공사 측은, 개통 첫날 사고가 이어져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부분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공사 임직원들은 1일 오전부터 각 역사에 나와 승객들에게 승차위치 등을 안내해 주며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교통공사는 무인 운행에 따른 승객들의 불안 심리를 고려해, 10월까지 차량 당 1명씩의 안전 요원을 배치해 운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