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이하 CLS)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택배운송업을 시작할 뜻을 밝히면서 업계에선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적자에 못 이겨 택배 회사로 전환한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내달 중 대구광역시에 CLS 첫 캠프를 열고 신규 택배사업자로 활동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향후 쿠팡은 CLS 전국 캠프가 갖춰지면 자사 물량은 물론, 파트너사의 상품들도 직접 배송하는 시도도 검토하고 있다. 11월 중 구입이 완료되는 전기 화물차는 10여대 수준이다.
쿠팡 측은 장기적으로 CLS를 이용 자사의 배송물량은 물론, 다른 판매자나 타사 물량까지 소화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고객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빠른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CLS는 모든 배송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국내 유일의 택배회사라는 점에서 고용 창출 및 쿠팡맨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특히 다른 택배운송업자들과 달리 쿠팡이라는 이름을 내건 고용인력이 직접 배송하는 만큼, 상품 배송에 신뢰성 구축이나 고용인력들의 안정적인 급여, 차량 구입 비용 및 각종 보험 제공 등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향후 다른 판매자나 타사 물량까지 CLS를 통해 이뤄질 경우 종합 커머스 회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커머스社가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실험이라는 것도 혁신이라는 이미지를 쿠팡에 더할 수 있다.
쿠팡 관계자는 "택배운송사업을 시작한다는 부문에 의미가 있다"라며 "누구도 시도해본 적 없는 사업으로 긴 안목으로 순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쿠팡의 배송 물량을 포함해 다른 판매자나 타사들의 물량까지 소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반면 쿠팡의 이러한 CLS 도입이 택배사업자 직고용(쿠팡맨)에 따른 적자로 어쩔 수 없이 결정한 선택일 뿐이라는 냉소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쿠팡에서 근무하는 쿠팡맨은 3000명 중반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쿠팡의 직고용 인력이다. 직접 고용에 따른 인건비 등으로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63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와 비교해 영업손실액이 13%가량 증가한 수치다.
비슷한 시기 사업을 시작했던, 위메프와 티몬의 지난해 영업손실이 417억원, 1185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폭을 각 34.4%, 24% 줄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적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1조원을 투자받아도 1년 운영자금에 그치는 쿠팡의 여건상 그동안 지어놓은 물류센터와 쿠팡맨을 이용한 택배운송업으로의 전환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쿠팡이 CLS 개소 등 멀리 보며 투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이커머스의 혁신은 상품 가격이나 본연의 커머스 역할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쿠팡은 택배운송업으로의 전환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커머스도 하는 그냥 택배회사로 느껴진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