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동 성향 정부… 노사 힘겨루기 등 '노사분규' 우려'사외이사 추천권' 등 경영권 요구 등 "협상, 시장부터 삐그덕""글로벌 공룡기업 밀려 실적 적신호… '골든타임' 놓칠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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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카카오도 네이버를 따라 노동조합을 탄생시키는 등 포털·게임 업계의 노조 설립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여타 산업분야처럼 해당 업계도 노사 분규가 조만간 일지 않을까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조 설립 초기 노사 힘겨루기가 일반적이긴하나, 최근 일부 업체의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사측에 요구하고 있어 노사간 갈등 장기화로 이들이 글로벌 경쟁 시장서 '도약의 골든타임'을 놓칠까 걱정어린 시선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크루 유니언'이란 이름의 노조를 설립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에 가입을 완료·노조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크루 유니언'은 설립선언문을 통해 "IT업계에 노조가 없었던 것은 개인주의적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탄력적인 사업구조로 인한 불안한 고용환경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회사의 성장만이 아닌 크루와 함께 성장하는 카카오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4월 노조를 설립했다. 정식명칭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다.

    업계는 화학섬유식품노조가 지난해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 정규직화를 주도한 조직으로, 이를 네이버와 카카오가 높이사 관련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도 지난달 넥슨과 스마일게이트가 노조를 설립했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각각 '스타팅포인트', SG길드'란 이름을 붙였다.

    업계는 최근 카카오까지 노조 설립에 동참하면서 국내 토종 IT 기업들의 노조 설립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나 친노동 성향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조 조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측면이 이 같은 움직임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조만간 포털·게임계의 노사분규가 일지 않을까 우려를 내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노조 설립 초기 노사가 힘겨루기를 벌이는 게 일반적이니 만큼 조만간 노사갈등 움직임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네이버 노조의 경우 그동안 사측에 124가지에 달하는 요구 사항을 내놓았으며, 이 중엔 사외이사 추천권을 달라는 요구도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네이버가 이사회를 개최할 때 노조에 사전 통보하고, 경영상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사전 설명을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다시말해, 경영 일부분을 요구한 것이다.

    실제 네이버와 노조는 지난 18일까지 11차례 노사 간 단체 교섭을 진행했는데, 모두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노조가 결성되는데 네이버의 노조 설립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만큼, 이번 네이버 노조의 요구사항들이 카카오 노조 측에도 영향을 미쳐 카카오 역시 노사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아울러 업계에선 이 같은 갈등 지속화로 국내 IT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다질 '도약의 골든타임'을 놓칠까 우려섞인 시선으로 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뜩이나 인터넷 업계 트렌드가 '포털·메신저'에서 '동영상'으로 바뀌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업계 수익 확보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 속 이 같은 우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네이버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6.4% 증가한 1조397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217억원으로 전년대비 2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6511억원 매출에 392억원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300억원 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0억원(-20%) 가량 줄었든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영상 시대에 진입하면서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유튜브와 구글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에게 관련 시장을 내주고 있는 IT 업계가 이번 노조 설립으로 도약의 기회를 놓칠까 우려된다"며 "이번 새로 생겨난 IT 기업 노조들은 사측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