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의무 기간 끝나도 과도한 세제 감면 혜택과거에 등록했던 다주택 사업자 혜택은 유효혜택 제공 기간을 제한해 시장으로 유도해야
  • ▲ 임광현 국세청장ⓒ연합
    ▲ 임광현 국세청장ⓒ연합
    임광현 국세청장이 매입형 등록임대 아파트에 적용되는 세제 특혜가 서울 지역의 잠재적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원인이라며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임 청장의 분석에 따르면, 의무 임대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같은 파격적인 혜택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면서 서울에서만 총 6만 8000호 규모의 아파트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고 묶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이미 임대 등록이 말소된 2만 5000호와 오는 2028년까지 추가로 말소될 예정인 4만 3000호가 포함된다.

    임 청장은 21일 자신의 개인 SNS(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매입 등록임대 제도의 현주소를 짚었다. 그는 해당 제도가 본래 다주택자의 주택 임대를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 제외 등의 혜택을 부여하며 도입되었으나, 이후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고 심각한 매물 잠김을 유발하면서 아파트에 한해서는 신규 등록이 차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李, 국세청장 모두 "과도한 특혜" 공감대

    현재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새로 가입하는 것은 막혔지만, 과거에 등록을 마친 기존 사업자들의 세제 혜택은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울 내 등록임대주택 약 30만 호가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감면은 물론 영구적인 양도세 중과 배제라는 지나친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임대 기간이 끝난 등록임대주택의 세제 조치는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부합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임 청장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매물 잠김의 실태를 고발했다. 

    일례로 2014년 서울 수서동 아파트 2채를 각각 5억 원에 매입해 2018년 임대 등록을 한 A씨의 경우 현재 해당 아파트들의 시세는 한 채당 18억 원까지 치솟았다. A씨는 임대 의무 기간이 진작에 끝났음에도 두 채 모두 처분하지 않고 보유 중이다.

    또 다른 사례인 B씨는 2018년 마포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8억 원에 사들여 단기민간임대로 등록했다. 해당 주택은 2022년 자동으로 임대 등록이 말소되었고 현재 매매가는 16억 원 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도하지 않고 있다. 

    이들 모두 본인이 실제 거주하는 주택은 따로 두고 있는 다주택자들이다. 임 청장은 엄청난 양도 차익이 발생했음에도 현행 세법 구조상 매각하는 것보다 계속 쥐고 있는 것이 자산 방어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집을 팔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2028년까지 4만 3000호 추가 말소… "시장에 매물 돌게 해야" 

    국가데이터처의 통계 자료를 보면 상황은 더욱 명확해진다. 그동안 서울에서 등록이 말소된 개인 등록임대 아파트는 약 2만 7000호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실제로 양도세가 신고되어 처분된 것으로 보이는 2000여 호를 제외한 2만 5000호 가량은 집주인들이 여전히 처분하지 않고 움켜쥐고 있다. 강력한 세제 혜택이 영구히 지속되다 보니 집을 팔 유인이 전혀 없는 셈이다.

    더욱이 앞으로가 문제다. 오는 2028년까지 서울에서 추가로 자동 말소 주기에 접어드는 등록임대 아파트만 약 4만 3000호에 이른다. 

    만약 현행 제도를 서둘러 손보지 않는다면 이 막대한 물량마저 시장에 나오지 않고 그대로 잠겨버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임 청장은 임대 기간 중에는 세금을 깎아주되 종료된 이후에는 일정 기간 동안만 유예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과도한 세제 지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임대차 시장에 미칠 부작용 등도 면밀히 살펴야 하겠지만, 기존 등록 임대 다주택자들에게 합리적인 퇴로(Exit)를 열어주어 매물을 쏟아내게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말소된 물량과 향후 말소될 물량을 합한 6만 8000호의 서울 아파트가 공급 시장으로 흘러 들어온다면 주택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참고로 정부가 마련한 '1·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도심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주택 총량이 6만 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