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2회 이상 오류 떴지만 조처 안 해오영식 사장 등 비전문가 낙하산 질타국회 상임위 현안 질의
  • ▲ 강릉선 KTX 탈선 사고 현장.ⓒ연합뉴스
    ▲ 강릉선 KTX 탈선 사고 현장.ⓒ연합뉴스
    지난 8일 일어난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선로전환기 관련 설계 오류 부품이 강릉선에 총 39곳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번 사고 이전에 2회 이상 신호가 떴는데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KTX 사고 관련 현안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애초에 설계부터 잘못된 문제의 선로전환기 관련 부품이 강릉선에 몇 군데 설치돼 있느냐"고 물었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총 39곳에 설치됐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해당 제품은 업체 1곳에서 공급했다"며 "다른 곳에 설치된 제품도 위험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이사장은 "문제의 선로전환기와 관련해 현재 전수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초동조사에서 이번에 사고가 난 남강릉분기점의 선로전환기와 전환기의 오류 신호를 연결하는 회선(케이블)이 뒤바뀌어 꽂혀있고, 회선 도면을 살펴본 결과 설계도부터 잘못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당 윤관석 의원은 강릉선 다른 구간에서도 설계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사퇴한 오영식 사장을 대신해 답변에 나선 정인수 코레일 부사장은 "그럴 수 있다"며 "긴급 점검을 지시했고, 오는 13일까지 철길이 나뉘는 '분리 개소'에 대해 먼저 점검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의 안전불감증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은 "강릉선 개통 이후 2회 이상 오류 신호가 표시됐는데도 코레일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꾸짖었다. 정 부사장은 "선로전환기의 접촉이 불량이면 이상 신호가 뜬다. 앞선 2차례 오류 신호는 1분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와 따로 조치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비슷한 구조의 변환기에 대해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정 부사장의 설명은 선로전환기에 접촉 불량이 여러 번 있었다는 방증이어서 시설물을 위탁 관리해온 코레일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의원들은 코레일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이은권 의원은 "낙하산·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보다 더 큰 문제는 전문성 없는 인사가 기관장이 돼 조직 기강을 해치는 것"이라고 오 사장을 직접 겨냥했다. 이 의원은 "오 사장도 전형적인 비전문인력"이라며 "그 때문에 노조 챙기기, 남북사업 등 정치적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오 사장은 탈선 사고 직후 원인으로 기온 급강하를 꼽았다가 선로전환기 오류 문제가 확인되면서 전문성과 관련해 비판을 받았다.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은 "낙하산 인사를 하더라도 착지할 곳을 잘 찾아야 한다"며 "전문성 없는 인사를 앉히다 보니 사고가 났다"고 거들었다.
  • ▲ KTX 탈선사고 현황보고하는 정인수 코레일 부사장.ⓒ연합뉴스
    ▲ KTX 탈선사고 현황보고하는 정인수 코레일 부사장.ⓒ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