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일산서 수도권신도시연합 총궐기 대회사전 유출 도면 유사 지역 '지정 강행' 의혹 제시내년 총선 앞두고 "표로 보여주자" 민심 들끓어
  • 지난 14일 인천계양주민대책위원회 주민들이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 개최에 반발하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 14일 인천계양주민대책위원회 주민들이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 개최에 반발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7일 정부의 3기 신도시 추가 발표에 집값 하락폭이 커지자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결국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여당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이들은 "표로 보여주자"며 조직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반발수위가 예상을 웃돌고 있어 내년 선거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7일 일산신도시 연합회에 따르면 오는 18일 저녁 일산신도시 뿐 아니라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 인천 검단신도시·계양지구, 경기 김포·부천 등 수도권신도시연합 총궐기 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집회를 열고 이후 김 장관의 지역구 사무소까지 가두행진을 할 계획이다.

    모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역과 인근 지역 주민들이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1기 신도시인 경기 일산신도시, 2기 신도시인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이 '3기 신도시 지정 반대 긴급 촛불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 1차 3기 신도시 발표 때보다 이번 고양 창릉·부천 대장 추가 지정에 대한 반발이 더 극심하다. 이는 지정지역 인근에 낙후했거나 개발 속도가 더딘 1·2기 신도시가 몰려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들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정보가 사전 유출된 고양시 창릉동에 3기 신도시 지정을 강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일산신도시 연합회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3기 신도시 1차 발표에 앞서 도면 유출 파문이 일었던 후보지가 창릉지구 위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3기 신도시 지정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부 기밀자료였던 신도시 도면이 지난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부동산업자에게 유출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3기 신도시 대상에서 고양시를 제외했다. 도면을 유출한 LH 인천지역본부 지역협력단 소속 차장급 간부와 계약직 직원 등 2명은 경찰에 입건됐다.

    일산에 20년 넘게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작년에 3기 신도시 후보지가 유출돼 취소된 뒤 그곳에는 절대 신도시를 짓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었다"면서 "고양시에는 몇 년 안에 입주 물량이 남아돌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3기 신도시 발표후 인근 지역의 집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2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0.05%였던 하락폭이 -0.04%로 축소됐다.

    반면 수도권은 -0.06%에서 -0.07%로 하락폭이 커졌다. 그중에서도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과 인접한 일산은 직격탄을 맞았다.

    일산서구 아파트 값은 -0.08%에서 -0.19%로 낙폭을 키웠고 일산동구 아파트값도 -0.02%에서 -0.1%로 5배나 하락폭이 커졌다. 감정원 측은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이후 공급물량 부담 등으로 하락폭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김 장관을 비롯해 기존 신도시를 지역구로 하는 의원들이 대부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도 주민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하락할 우려가 있는데도 여당 의원들이 방관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일산서구를 지역구로 둔 김 장관의 경우 다른 지역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한 일산신도시 주민은 "김현미 의원이 이렇게 우리 일산주민들의 뒤통수를 때릴지는 몰랐다"며 "3기 신도시에 이어 광역버스요금인상까지, 주민들은 김현미 의원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