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관사 선정 준비 등 기본계획 수립 중렌터카 및 렌털 사업 상승세로 최적기 판단최대주주인 호텔롯데보다 먼저 상장해 가치 제고 TRS(총수익스와프) 논란 관련 해소 차원도 포함
  • ▲ 자료 사진.ⓒ롯데렌탈
    ▲ 자료 사진.ⓒ롯데렌탈

    롯데렌탈이 상장(IPO)을 추진한다. 지난 2014년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중단된 이후 5년여만에 재추진하는 셈이다. 렌터카 사업과 렌탈 사업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최적기라고 판단한 것.

    또 최대주주인 호텔롯데보다 먼저 상장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있다. TRS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측면도 포함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렌탈이 이르면 2020년 상장에 나선다. 

    롯데렌탈은 상장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관련 부서 등 조직 개편도 염두하고 있다. 이어 상장주관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IPO를 시작할 계획이다.

    상장주관사로는 재무적 투자자 중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그로쓰파트너(미래에셋대우 계열)와 관계 때문에 미래에셋대우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주관사 선정 이후에는 밸류에이션 과정을 거쳐 공모 주식 규모와 공모가액 등이 정해질 예정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장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며 “아직 주관사 선정 등 구체적인 의사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이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우선 사업 측면에서 더 늦출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렌터카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자금 조달을 통해 공유경제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수 있는 모멘텀을 찾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당초 KT렌탈은 2014년 하반기에 상장(IPO)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매각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상장 계획은 중단됐다. 결국 롯데는 2015년 KT금호렌터카를 인수한 뒤 사명을 바꾸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렌터카 사업을 키워왔다. 2017년에는 '묘미'를 론칭하며 공유경제 사업을 시작했다. 실적 개선이 이뤄진 상황에서 상장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로 롯데렌탈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27억원, 영업이익 5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7.8%, 8.3%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신차장 다이렉트가 15개월 만에 누적계약 1만대, 총 방문자수 514만 명을 넘어선 것이 주효했다. 올해 신차장 다이렉트의 월평균 계약 수는 전년 대비 약 2.3배가 증가한 1000여대 수준에 도달했다.

    이처럼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2조원 매출 달성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롯데그룹이 중장기 전략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으로 설정한 상황에서 롯데렌탈의 사업 모델이 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롯데렌탈은 상장은 최대주주인 호텔롯데(25.67%) 상장과도 맞물려 있다. 호텔롯데 상장에 앞서 롯데렌탈을 주식시장에 상장함으로써 호텔롯데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텔롯데보다 롯데렌탈 상장이 먼저 이뤄지게 되고, 롯데렌탈 흥행이 꼭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롯데렌탈 상장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TRS 거래에 대한 해소 차원도 있어 보인다.  

    롯데그룹은 롯데렌탈(당시 KT금호렌터카)을 인수할 당시 호텔롯데 등 그룹계열사가 지분 50%를, 나머지 50%는 투자사들이 확보했다.

    현재 롯데렌탈 지분율은 호텔롯데 25.67%, 부산롯데호텔 19.43%, 롯데손해보험 4.90%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50%의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트리플에스제이차 8.35%, 인베스트퍼플제삼차 8.02%, 밸류플러스제삼십일차 9.0%, 그로쓰파트너(미래에셋대우 계열) 19.61%, 레드스탁 5.02% 등이 갖고 있다.

    문제는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들이 설립한 SPC와 TRS 거래를 했다는 점이다.

    TRS(총수익스와프)는 기초 자산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보유한 총수익매도자(금융기관)가 총수익매수자(롯데 계열사)에게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대가로 실제 권리(기초 자산에서 발생하는 보상과 위험)의 일부나 전부를 이전하는 거래 형태를 총칭한다.

    대기업집단은 대규모 자금 투입 없이 지분 취득 등 계열사를 지원할 수 있다. 증권사 등 금융기관은 채권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챙기면서도 투자위험은 거의 없다는 측면에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다.

    인천시 계양구는 TRS 거래로 확보한 지분도 회사가 보유한 것으로 보고, 과점주주가 내야하는 지방세인 ‘간주취득세’ 319억원을 부과했다. 지방세법 상 50%를 초과한 주주는 지방세를 내야 한다. 롯데렌탈의 과세 대상은 대부분 자동차인데, 이중 73.6%의 자동차가 인천에 등록돼 있다. 하지만 롯데는 50%를 초과하지 않았다며 납부하지 않았고, 조세불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12월 조세심판원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즉, 롯데그룹이 취득세 회피를 목적으로 TRS 거래를 했으며, 투자사들이 갖고 있는 나머지 지분 50%에 대한 실질적 지배도 롯데에 있다는 판결이다.

    따라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롯데렌탈을 상장하면서 논란이 됐던 TRS 거래를 해소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것. 투자자들의 지분을 전부 공모할지, 아니면 일부만 공모하고 나머지는 롯데 계열사들이 떠안을지 등도 내부적으로 고민할 부분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들과의 약속 이행 차원에서 상장이 필요하다”며 “그들이 어떤식으로 엑시트(자금회수)할지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