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역대 최장기 파업에도 KTX 정상 운행… 수도권 전철도 86%대SRT·강릉선 개통 전 대체인력 여유… 주52시간제 도입도 운행률 하락 원인
  • ▲ 멈춰선 코레일 열차.ⓒ연합뉴스
    ▲ 멈춰선 코레일 열차.ⓒ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인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열차운행률이 떨어지면서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 파업 기록을 경신한 지난 2016년에는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전철이 상당기간 정상운행해 충격이 덜했다.

    22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열차운행률은 평소의 74.8% 수준에 그쳤다. KTX 운행률은 평소의 70.9%, 수도권 전철은 82.4%, 무궁화·새마을호 63.3%, 화물열차 28.6%를 보였다.

    파업 첫날인 20일 같은 시간 열차운행 현황과 비교하면 운행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일 KTX 운행률은 평소의 77.0%, 수도권 전철 89.4%, 무궁화·새마을호 71.1%, 화물열차 36.1%였다. 첫날 파업 참가자가 4343명에서 21일 7624명으로 늘어난 게 주요 원인이다.

    72일간 역대 최장기 파업을 벌였던 3년 전과 비교하면 KTX와 수도권 전철 운행률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당시는 파업 초기 KTX 등의 운행률이 100%로, 평소와 같았다. 수도권 전철은 파업 일주일 뒤부터 일부 차질을 빚어 운행률이 80%대로 떨어졌지만, KTX만은 노사가 임금 인상안 등에 합의한 12월7일까지 정상 운행했다.

    KTX 운행은 파업 73일째를 맞은 12월8일에야 93.8%로 내려갔다. 당시 수도권 전철 운행률은 86.7%였다. 첫날 KTX 운행률이 77%까지 내려간 올해 파업과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KTX를 운전할 기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2016년은 수서발 고속철(SRT)을 운영하는 ㈜에스알(SR)이 출범하기 전이다. 강릉선도 개통 전이었다. SR이 그해 12월 개통을 준비 중이었기에 SR에 새 둥지를 튼 전직 KTX 기장들이 파업 대체 인력으로 긴급 투입돼 KTX를 몰았다.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가 도입된 것도 KTX와 수도권 전철 운행률은 낮춘 원인으로 꼽힌다. 코레일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시행도 운행률을 낮춘 원인으로 보인다"며 "대체 투입 인력이 (2016년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 운행률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 ▲ 철도노조 파업.ⓒ연합뉴스
    ▲ 철도노조 파업.ⓒ연합뉴스
    한편 주말을 앞두고 열차 운행이 줄면서 주말 열차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코레일 집계로는 22일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부산과 서울역 기점 경부선 KTX는 거의 매진이다. 주말인 23일과 24일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 대학에서 논술을 치르는 지방 수험생은 막상 표를 구한 후에도 열차 출발 시각이 바뀌거나 갑작스럽게 운행이 중단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동대구역과 부산역의 경우 열차 정상 운행 여부를 묻는 수험생과 학부모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다.

    코레일 파업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SRT는 KTX보다 더 표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상 운행하는 SRT로 승객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